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베트남에서 경제협력 산업단지 및 사회주택 사업에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신(新)남방 정책의 핵심 전략 파트너 국가인 베트남에서 ‘산업 한류’를 이룬다는 목표다.
LH는 9일 베트남에서 흥이엔성 경제협력 산업단지 사업을 위한 예비 시행약정서를 베트남 현지 디벨로퍼 에코파크의 자회사인 ‘TDH 에코랜드’와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와 동시에 ‘에코파크’, ‘TDH 에코플레이스’와 하노이 코비 사회주택 사업을 위한 사업협력 합의각서도 서명했다.
흥이엔성 경제협력 산업단지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남동쪽으로 약 30㎞ 지점에 위치해 있다. 분당신도시의 1.5배 규모인 흥이엔성 리트엉켓 산업도시 내에 사업비 약 720억원, 면적 1.4㎢(약 140㏊) 크기로 지어질 예정이다. 경협산단 배후에는 삼성, LG 등 한국기업들이 많아 기존 공단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하노이~하이퐁 간 고속도로와도 가까워 노이바이 국제공항, 하이퐁 심해 항만과도 1시간 내 접근할 수 있다.
LH는 조성될 산단에 첨단통신 네트워크 설비 등 한국형 스마트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입주기업의 공장설립과 같은 인허가 지원, 각종 금융·법률·세제 상담 등을 일괄 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센터를 도입할 계획이다. 베트남 최초로 ‘한국형 산업단지’를 조성해 국내 대기업 뿐 아니라 베트남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들의 안정적인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그간 대규모 산단 조성을 추진해 온 일본, 싱가폴 등이 베트남 산단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국내 공공부문이 처음 진출한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흥이엔성 정부는 이와 관련해 흥이엔성 내 다른 지역에 국내 교육기관 유치 등 교육협력형 모델을 구축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경협산단과 별개로 하노이 사회주택 개발사업도 본격 추진된다. 하노이스 자람현에서 60만㎡ 부지에 3,200억원을 들여 사회주택, 상업주택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2017년 베트남이 우리 정부에 도시·주택건설 패키시 사업을 요청하면서 추진됐다.
LH는 그간 신도시 개발·공공주택을 공급하며 쌓은 경험과 기술 뿐 아니라 스마트홈 기술까지 적용해 국내 관련 기업 및 건설업체의 해외 시장 개척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베트남 정부가 내년까지 추진을 계획하고 있는 1,250만㎡ 규모(약 20만 가구)의 사회주택 공급 사업에도 참여한다는 구상이다. LH 연구원이 추진하고 있는 ‘베트남 사회주택 종합정책수립 공적개발워조(ODA) 용역’을 통해 한-베트남 공공주택부문 교류도 늘려 나가기로 했다.
변창흠 LH 사장은 “이번에 협약을 체결한 사업 모델을 베트남 타 지역 뿐 아니라 해외 다른 도시에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며 “향후 신도시 개발 및 스마트시티 등 여러 분야로 확장 연계해 베트남의 경제발전은 물론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을 지원하는 새로운 형태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