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안보위기 대응의지 있기는 한가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새벽 또다시 단거리 발사체 두 발을 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전5시34분과 5시50분께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두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올 들어 벌써 일곱 번째다. 이번 발사체가 합참의 추정대로 탄도미사일이 맞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와 남북 간의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 된다.


이처럼 엄중한 상황에도 우리 정부의 대응은 한가하기 짝이 없다. 북한이 올 들어 일곱 차례나 발사체를 쏘는 동안 국가안전을 최종 책임지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단 한번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지 않았다. 정의용 안보실장이 주재하거나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대응한 것이 전부다. 그만큼 사안 자체를 가볍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사일 발사는 남한에 보내는 무력시위”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청와대는 “특이한 대남 군사 동향은 없다”는 반응이다. 상황은 여당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대화에 나서라”는 공허한 주문만 하고 있다. 정부 여당 그 어디에도 위기의식이나 대응 의지를 찾아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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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의 안보 환경은 전례 없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북중러 3국이 똘똘 뭉쳐 우리를 위협하는 가운데 한미일 3각 공조는 심하게 삐걱거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안보 문제를 단순히 비용의 잣대로만 보면서 한미동맹의 틈을 키우고 있다. 한미동맹의 린치핀 역할을 하고 있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가 하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한일관계도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둘러싸고 경제는 물론 안보까지 협력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내부의 대응 의지마저 약해지면 우리는 주변국들의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다. 스스로를 지키려는 의지가 없는데 어떻게 안전을 확보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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