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별 의미를 두지 않으면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는 “마음에 안 든다”고 말했다. 심지어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드는 훈련”이라는 표현까지 노골적으로 사용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미사일 발사를 묵인하자 북한은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주권국가로서의 우리 자위권을 인정한 것”이라고 자평하면서 한국을 향해서는 “군사연습을 아예 걷어치우든지 성의껏 변명이라도 하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특별하지 않다”면서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북미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한국의 안보와 역할론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백악관 취재진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한 데 이어 이날 트위터를 통해 친서 내용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작은 사과였다”며 “연합훈련이 끝나자마자 만나고 싶고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고 매우 친절하게 말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기다렸다는 듯이 남측을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청와대와 국방부를 향한 조롱 섞인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11일 권정근 북한 외무성 국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우리 군대의 사거리 하나 제대로 판정 못해 쩔쩔 매 만 사람의 웃음거리가 됐다” “안보를 잘 챙기는 청와대이니 새벽잠을 제대로 자기는 글렀다” 등의 표현으로 조롱했다. 특히 이날 담화문에 등장한 ‘새벽잠’ 표현은 지난해 4·27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석하시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고 들었는데 새벽잠 깨지 않도록 제가 확인하겠다”고 말한 데서 나온 것으로, 추가 도발을 시사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에 대해 미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에 대해서는 의미를 일축하면서 한국을 상대로 방위비 증액 압박을 강화하고 비판했다”며 “북한이 워싱턴과 서울 사이를 성공적으로 이간질하고 있다는 우려를 자아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