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위기에도 의연하게 대처해온 국민들을 떠올리며 우리가 만들고 싶은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시 다짐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날 문재인 대통령의 경축사는 역대 대통령들의 경축사와 비교해볼 때 이례적인 ‘경제 연설’로 주목 받았다.
그동안 대통령들이 광복절 경축사로 꼽았던 주제가 ‘한반도 평화 내지’ 혹은 ‘대일 관계’ 등 관련한 과거사 문제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배제 등과 관련해 한일 갈등이 고조돼 있는 상황에서 맞은 광복절이었던 터라 경축사 또한 ‘대일(對日) 메시지’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경축사의 상당 부분을 책임 있는 경제 강국을 이루겠다는 의지와 방법론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7,800여자로 쓰인 경축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경제’로, 총 39번 등장한다. 2017년과 2018년 경축사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단어는 ‘평화’로 27번 등장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경제’에 대한 메시지를 강조한 이유에 대해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 등으로 국내 경제가 위기를 맞닥뜨렸다는 현실 인식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역대 경축사 길이와 비교해도 2017년 7,700여자와 2018년 6,100여자에 비해 올해 더욱 길었다.
이에 대해 절박한 경제상황 속에서 국민이 합심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문 대통령이 ‘경제’에 이어 ‘평화’를 많이 언급한 것을 보면 자유무역 질서를 거스른 일본의 부당한 조치를 이겨낼 해법으로 한반도 평화를 비중 있게 고려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경축사에서 ‘한반도가 통일되면 세계 6위권이 될 수 있다’는 IMF의 보고서를 인용해 ‘통일 경제’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국민의 성원을 당부했다.
또한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한일 갈등이 고조된 상황이 반영된 듯 ‘일본’ 단어도 12번 언급됐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경축사에서는 ‘일본’이 각각 7차례, 2차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