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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평화' 강조하던 文, 광복절 경축사서 '경제연설'한 이유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74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위기에도 의연하게 대처해온 국민들을 떠올리며 우리가 만들고 싶은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시 다짐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날 문재인 대통령의 경축사는 역대 대통령들의 경축사와 비교해볼 때 이례적인 ‘경제 연설’로 주목 받았다.


그동안 대통령들이 광복절 경축사로 꼽았던 주제가 ‘한반도 평화 내지’ 혹은 ‘대일 관계’ 등 관련한 과거사 문제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배제 등과 관련해 한일 갈등이 고조돼 있는 상황에서 맞은 광복절이었던 터라 경축사 또한 ‘대일(對日) 메시지’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경축사의 상당 부분을 책임 있는 경제 강국을 이루겠다는 의지와 방법론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7,800여자로 쓰인 경축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경제’로, 총 39번 등장한다. 2017년과 2018년 경축사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단어는 ‘평화’로 27번 등장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경제’에 대한 메시지를 강조한 이유에 대해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 등으로 국내 경제가 위기를 맞닥뜨렸다는 현실 인식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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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역대 경축사 길이와 비교해도 2017년 7,700여자와 2018년 6,100여자에 비해 올해 더욱 길었다.

이에 대해 절박한 경제상황 속에서 국민이 합심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문 대통령이 ‘경제’에 이어 ‘평화’를 많이 언급한 것을 보면 자유무역 질서를 거스른 일본의 부당한 조치를 이겨낼 해법으로 한반도 평화를 비중 있게 고려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경축사에서 ‘한반도가 통일되면 세계 6위권이 될 수 있다’는 IMF의 보고서를 인용해 ‘통일 경제’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국민의 성원을 당부했다.

또한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한일 갈등이 고조된 상황이 반영된 듯 ‘일본’ 단어도 12번 언급됐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경축사에서는 ‘일본’이 각각 7차례, 2차례 나왔다.


정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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