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먹고 바르는 광물, 벤토나이트

김복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김복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김복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말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에서는 ‘2019 포항 벤토머드 페스티벌’이 열렸다. 나흘 동안 열린 축제에는 많은 관람객이 참여해 벤토나이트 체험 이벤트, 공연과 전시 프로그램 등을 즐겼다. 이 행사를 지켜보면서 한 가지 화두를 던져본다. ‘사람에게 친숙한 머드(점토)를 활용해 지역사회 발전과 함께 광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것이다. 바로 다른 업종과 협업하는 경제활동으로 각광받고 있는 ‘시너지 비즈(Synergy Biz)’다.

한반도의 동남권인 경상도 지역에는 벤토나이트(산성 백토)·불석·규조토 등 양질의 점토광물이 다량 매장돼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16년부터 분원인 포항실증연구센터에서 벤토나이트 등 지역 특산의 기능성 산업광물을 이용한 신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지역경제와 연계할 수 있는 산업으로 발전시키고자 도전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첫 아이템이 ‘메디컬 벤토나이트 개발 플랫폼 사업’이다. 이는 사업목표를 연구개발에만 국한하지 않고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공공기술 사업으로 추진함으로써 광업-바이오의 시너지 비즈를 선도하기 위한 것이다.


점토광물의 한 종류인 벤토나이트는 뛰어난 흡수력·흡착력·팽윤성을 지니고 있어 철강 제조, 자동차 엔진주물 제작 등 중화학공업 분야는 물론 최근에는 의약품과 화장품 원료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벤토나이트는 칼슘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화장품부터 소화기관에 작용하는 의약품까지 첨단 바이오 산업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국내 광물 원자재 시장에서 벤토나이트 원광 가격은 톤당 3만~7만원이다. 하지만 원광이 의약품이나 화장품 원료로 가공 제조될 경우 톤당 수백~수천만원대로 그 부가가치는 올라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현재 의약품용 점토는 100%, 화장품용 점토는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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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그동안 ‘메디컬 벤토나이트 개발 플랫폼 사업’을 통해 메디컬 원료로 개발 가능한 국내 벤토나이트 광체를 탐사·평가하고 원료의약품 인증에 필요한 청정제조 공정을 독자기술로 개발해 인적·기술적 인프라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그 결과 메디컬 벤토나이트 제조기술, 자외선 차단제, 개량 항암제(간암), 항헬리코박터 치료제 등은 포항지역을 중심으로 기술사업화가 진행되고 있다.

정부출연연구원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이러한 도전이 국민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고품질 벤토나이트 상품화로 이어져 수입품을 국산품으로 대체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해외 신시장 창출을 위해 국내 제약회사 등과 벤토나이트를 활용한 기능성 화장품 및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메디컬 점토광물의 활용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의 원천기술을 확보해 나가기 위해 오늘도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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