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MBC 파업을 주도해 해고된 이후 해직 언론인의 상징으로 불렸던 이용마 기자가 21일 세상을 떠났다.
故 이용마 기자는 1969년 전북 남원 출생으로 전주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MBC에 기자로 입사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부를 거쳤다. 2012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홍보국장으로서 공정방송을 위한 170일 파업을 이끈 뒤 ‘사내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이후 국민라디오에서 ‘이용마의 한국정치’를 진행했고,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 등으로 활동했다.
2017년 12월 최승호 MBC 대표이사가 해직자 복직을 선언하면서 5년 만에 MBC로 돌아와 “2012년 3월 해고된 그 날 이후 단 한 번도 오늘이 올 것을 의심해본 적 없다”는 말로 동료들을 감동시켰다.
복막암 투병중 쓴 책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지금까지 MBC 뉴스 이용마입니다’에서는 해직 기자 아버지가 쌍둥이 아들에게 들려주는 삶과 꿈의 이야기를 담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故 이용마 기자는 책에서 민주화운동을 비롯해 자신이 겪은 한국 현대사와 20년 가까운 취재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와 언론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어린 세대가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에서 살기 위한 개혁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주자 시절인 2016년 12월, 그리고 올해 2월 그를 찾아 다양한 사회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故 이용마 기자는 지난 2월 방문 뒤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이 다녀갔다. 참으로 고마운 분”이라며 “나 같은 게 뭐라고 이렇게 챙겨주시니 고맙기 그지없다. 김정숙 여사께서 보내주신 무릎 담요도 긴요하게 쓰일 것 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공개적으로 남긴 마지막 메시지는 6월 17일 페이스북에 남긴 “제 주변에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지금도 그렇구요. 복 받은 사람이겠지요? 대신 제 마음의 부채가 너무 크네요. 어떻게 해야 다 갚을수 있을지.... 다들 감사해요”라는 글이다.
한편 故 이용마 기자는 복막암 병세가 악화돼 이날 오전 서울아산병원에서 5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쌍둥이 아들이 있고,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에서 빈소를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