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1분기 만에 중국의 TCL을 제치고 북미 TV시장 1위를 탈환했다. 삼성전자가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에 대응해 소형 라인업을 확대하고 프리미엄 TV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반면 지난 1·4분기에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관세 인상 우려로 인한 물량 밀어내기로 깜짝 1위를 차지했던 TCL의 점유율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LG전자(066570)도 2·4분기에 북미 지역 프리미엄 시장에서 글로벌 업체들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는 등 한국 TV제조업체들이 선전이 두드러졌다.
21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4분기에 북미 TV시장 점유율 22.7%(수량 기준)로 1위를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1.0%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전 분기에 26.2%로 1위를 차지했던 TCL은 16.3%로 9.9%포인트나 점유율이 하락했다. 3위는 중국의 비지오(14.7%)가 차지했으며 LG전자는 10.8%로 4위에 올랐다.
삼성전자의 북미 점유율 상승은 라인업 강화 전략과 대외변수에 따른 영향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TV 점유율 18.7%로 7년 만에 점유율 20%를 달성하지 못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미국과 인도에서 40인치대 QLED TV를 처음으로 파는 등 라인업을 확대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북미 지역의 경우 주력 제품인 50~70인치대 대형 제품들의 판매 호조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신제품 출시 시기도 예년에 비해 한 달 앞당겼다.
1·4분기의 경우 대외변수로 이 같은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2·4분기부터는 실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반면 1·4분기 깜짝 상승을 보였던 TCL의 점유율은 크게 하락했다.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1·4분기에 TCL 점유율이 깜짝 상승한 것은 미중 무역분쟁에 대비해 유통업체에 싼 가격으로 많은 물량을 넘겼기 때문”이라며 “TCL의 점유율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의 경우 북미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선전이 돋보였다. LG전자는 올 상반기에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12만2,000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24% 성장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선전으로 북미 시장에서 국가별 점유율도 중국을 크게 따돌렸다. 한국 TV제조업체들의 2·4분기 북미 점유율은 33.5%를 기록한 반면 중국은 20.5%에 그쳤다. 1·4분기 한국과 중국의 북미 점유율 차이는 1.4%포인트로 좁혀졌으나 2·4분기에는 13.0%포인트로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