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댕댕이 혼자 집에 잘 있으려나?” 매일 아침 출근할 때면 늘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하나밖에 없는 반려견을 집에 온종일 홀로 둬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반려동물 전용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사용하면서 이런 걱정은 사라졌다. 집 밖에서도 실시간으로 반려견과 영상통화를 할 수 있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또 스마트폰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자동으로 사료가 지급돼 시간에 맞춰 반려견의 밥을 챙겨주기 위해 서둘러 집에 가야 하는 부담도 덜 수 있게 됐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이 늘고 있다. 400만가구 1,000만 반려인 시대에서 이제 600만가구 1,500만 반려인 시대로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사업 규모도 올해 약 3조원에서 오는 2027년 약 6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혼자 사는 사람에게 반려동물은 정서적으로 의지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존재다. 국세청은 ‘국세 통계로 보는 100대 생활업종 현황(2017년 기준)’에서 1인 가구가 늘어나는 현상에 영향을 받는 업종으로 반려동물 관련 산업을 꼽은 바 있다. 하지만 1인 가구의 특성상 한 명뿐인 주인이 외출하면 반려동물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생기는 걱정과 불안도 커지고 있다.
주인과 오랜 시간 떨어져 있는 반려동물은 대부분 극심한 우울증이나 무기력증·분리불안 등을 겪는다. 특히 분리불안을 느끼는 반려동물은 집 안의 물건을 뜯거나 심하게 짖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들을 한다.
◇실시간 영상통화로 분리불안·우울증 걱정 뚝!=최근 반려동물 업계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oT와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정보기술(IT)을 결합한 기기들을 선보이고 있다. 해외 시장조사 업체인 ID테크엑스는 반려동물용 IoT 시장이 2025년 26억달러(약 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루아이오티의 ‘페디(PEDDY)’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외출한 주인과 홀로 남은 반려동물이 영상통화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기기다. 이동도 가능해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반려견을 운동시킬 수 있다. 온도·습도·소음 센서가 장착돼 집안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거나 반려동물이 짖거나 우는 것을 감지한다. 이런 경우 페디는 360도 회전해 주변 상황을 사진으로 촬영한 후 주인의 스마트폰으로 직접 전송해준다.
LG유플러스도 반려동물을 위한 IoT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시 수의사회가 공식 추천한 상품으로 홈CCTV 미니, IoT 플러그, IoT 스위치 등 세 가지로 구성됐다. 이 중 홈CCTV 미니는 반려견과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는 양방향 음성통화를 지원한다. 128GB의 메모리를 제공해 최대 50일치의 영상을 저장하거나 예약녹화를 할 수 있다. IoT 플러그와 IoT 스위치는 집 안의 조명이나 에어컨·선풍기·오디오 등과 연동돼 반려동물을 위한 집안 환경 조절을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게 해준다.
LG유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반려동물 IoT는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고 가족구성원으로 인식되는 시점에서 IoT를 통해 반려동물주들의 걱정을 덜고 편익을 제공하기 위해 이 같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AI가 ‘맞춤 돌봄’ 해주기도=반려동물의 행동이나 건강과 관련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알고리즘을 구현한 AI 기기도 펫팸족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오는 9월 중 정식 출시될 예정인 스타트업 로보이의 ‘츄로’는 주인을 대신해 반려동물과 놀아주는 AI 장난감이다. 츄로는 반려동물의 이동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운동량을 확인하고 그에 따라 맞춤형으로 움직임을 조절한다. 움직임이 적은 반려동물을 활발히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특히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에 반려동물이 질리지 않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츄로 안에는 간식이 들어 있어 반려동물이 제품을 따라 움직이면서 건드리면 간식이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반려동물은 노즈워크(반려견의 후각을 활용한 활동)를 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단순히 운동을 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트레스까지 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아울러 츄로는 반려동물이 놀지 않을 때는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하는 ‘슬립 모드’에 진입한다. 이 상태에서는 최대 65시간까지도 대기가 가능해 에너지 효율까지 극대화했다. 이종섭 로보이 대표는 “아직 데이터가 많지 않아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이용량이 늘어 딥러닝을 적용하게 되면 더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를 활용한 맞춤형 돌봄 서비스는 식단에도 활용된다. 올핀의 맞춤형 펫푸드 솔루션은 반려동물의 건강 및 영양 상태를 측정하고 이에 맞는 맞춤형 식단을 제시한다. 매일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식단을 구성하기에 바쁜 현대인들에게 유용하다.
올핀 관계자는 “400만종이 넘는 반려동물의 유형 정보와 17만개의 영양정보 데이터, 100여개의 조리법을 기반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건강한 음식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별 맞춤 영양 균형을 찾아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