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스러운 것은 우리 정부의 대응이 너무 태평하다는 점이다. 청와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당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북한이 조속히 협상에 나오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도 구두 논평에서 “북한의 무력시위가 기존의 대화 틀과 흐름 자체를 근본적으로 흔들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당청의 반응 어디에도 긴박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지금 우리는 사면초가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한미일 삼각 협력망에 금이 가는 소리가 연일 들린다. 이런 가운데 북중러 공세는 강화되고 있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험한 소리를 내뱉으며 ‘통미봉남(通美封南)’을 하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도 노골적으로 한국을 흔들어대고 있다. 격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한국만 국제 미아로 전락한 느낌이다. 이제 한국은 아무나 흔들어도 되는 나라가 돼버렸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평화경제 등 남북관계 개선에만 매달리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이제라도 정부는 환상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정세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인데 이념에 치우친 감상적 정책에 빠져 있으면 국가안전만 위태로워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