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확 키우거나 확 줄이거나...가전매장 '男心공략법'

■규모로 압도하는 '롯데하이마트'

연말 잠실점에 2,000평 규모 가전숍

역대급 스피커 갖춘 청음실 등 구성

메가스토어로 가전 랜드마크 노려

■1인가구 조준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라면포트·샌드위치·모닝메이커 등

일반가전 줄이고 소형가전 늘려

이마트 매출까지↑...메기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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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가 가전제품을 앞세운 ‘대대소소(大大小小)’ 전략으로 남성 고객 유혹에 나섰다. 오프라인이 활성화되려면 매장이 남성 고객의 시간을 붙잡는 ‘남성들의 주차장(맨즈파킹)’ 기능을 해야 한다는 유통 성공 원칙에 따라서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연말 초대형 규모의 ‘메가스토어’ 를 앞세우는 한편 이마트의 일렉트로마트는 1인용 가구를 아우르는 실용주의로 남성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메가스토어처럼 가전 매장이나 제품을 더 크고 화려하게 하거나 일렉트로마트처럼 1인용 소형 가전을 앞세우는 식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연말경 서울 송파구 잠실에 국내 최대 규모의 가전유통 매장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를 오픈한다. 메가스토어는 기존 3,630㎡(약 1,100평)규모에서 7,260㎡(2,200평) 이상의 국내 최대 규모로 전자제품 매장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매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쓰타야 가전이 2015년 5월 도쿄 후투코타마가와에 오픈해 가전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며 가전 매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것과 같이 국내에도 메가스토어로 가전 ‘랜드마크’를 만든다는 복안이다.

압도적인 규모뿐만 아니라 매장 내 역대급 스피커가 즐비 된 청음실, e스포츠 경기장을 마련해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구축한다. 국내 최초로 전자매장에 들어가는 e스포츠 경기장에서는 각종 대회와 이벤트 매치를 개최함과 동시에 경기가 없을 때는 게임 기기를 전시해 체험할 수 있도록 꾸밀 계획이다. 이 곳에는 남성 고객들이 쇼핑을 하다 쉴 수 있는 ‘케렌시아’ 공간도 마련한다.


롯데하이마트가 메가스토어 실험에 나선 것은 이미 지난해 도입한 온·오프 결합형 프리미엄 매장 ‘옴니스토어’에서 체험형 럭셔리 매장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옴니스토어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약 15%, 소비자 체류 시간도 15분가량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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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스토어가 크기와 럭셔리로 승부했다면 실용주의를 내세운 가전매장인 이마트 일렉트로마트는 기존 마트 주 고객층이 아닌 젊은 남성 고객 잡기에 톡톡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일렉트로마트는 20~30대, 특히 젊은 남성 고객의 지지를 받으며 올 상반기에는 43.8%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일렉트로마트의 남성 비중은 33.2%로 이마트 평균 27.5%에 비해 5.8%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렉트로마트는 자체 매출뿐만 아니라 일렉트로마트 입점으로 이마트 전체 매출이 늘어나는 ‘메기 효과’도 구현하고 있다. 올해 일렉트로마트를 새로 입점시킨 이마트 창동점, 천호, 평촌, 신제주 등 7개 매장의 오픈후 7월까지 매출을 살펴보면 일렉트로마트 매출은 127.8% 상승했다. 이에 힘입어 이마트 매출도 3.3% 덩달아 뛰었다. 특히 창동점은 일렉트로마트 매출이 248% 증가하면서 이마트 전체 매출도 12.6% 성장했다.

일렉트로마트는 기존 가전 매장이 단순히 TV, 냉장고, 세탁기를 진열해 놓은 것에서 탈피해 일반 가전 매장을 과감히 줄이고 스크린 야구, 방탈출게임, 동전 오락실, VR 체험존을 만드는 등 젊은 남성 고객을 타깃한 것도 인기의 한 몫을 했다.

또 1인 가구의 증가에 발맞춰 이마트는 지난해 6월 라면포트, 샌드위치메이커, 모닝메이커(토스터와 커피머신을 결합) 등 ‘간편함’을 내세운 ‘일렉트로맨 혼족 가전’ 시리즈를 론칭했다. 혼족 커피메이커, 전기그릴, 밥솥, 라면포터 등 이제는 종류만 10종에 달한다. 출시 초기 월 2,000개 가량 판매되었던 혼족 가전은 꾸준히 판매가 늘어 현재 월 3,000개가 판매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화두인 남성 고객잡기에 가전이 또 다른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가전매장을 대규모로 상징성 있는 점포를 만들거나 체험형 점포로 단순한 진열공간이 아니라 체험존을 만드는 실험은 남성 소비자를 유인하기에 유효하다”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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