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일본산 소재·부품·장비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일본이 28일부터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중소 제조업체의 중간재·장비 조달에도 차질이 생길 거라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 가운데 일본이 수출규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기 전인 지난 6월에도 중소제조업 생산이 8%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불경기와 미·중 무역분쟁으로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중소제조업 경기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8일 중소기업연구원이 발표한 ‘KOSBI 중소기업동향 2019년 8월호’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일본으로부터 가장 많이 수입하는 품목은 일반기계였다. 일본산 일반기계 구입액은 전체 일본 수입액에서 14.8%를 차지했으며 정밀기계(11.1%), 철강(7.4%), 정밀화학제품(6.2%), 기계요소·공구류(5.2%)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 다섯 제품은 모두 국내 중소 제조업체의 생산에 쓰이는 소재·부품·장비로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대일 수입액 중 44.7%를 차지한다. 특히 우리 중소기업이 수입하는 일반기계와 정밀기계 중 일본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24.7%와 18.5%에 달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입장에서 일본은 2대 수입국이다. 2017년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수입액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1.5%에 달했다. 이는 중국(36%) 다음으로 높은 비율이며 미국(10.1%), 베트남(5%)보다 큰 수치다.
이로 인해 일본 수출규제가 우리나라 중소제조업의 생산 부진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기연에 따르면 올해 6월 중소제조업 생산은 전년동월대비 7.7% 감소하며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중기연은 “중소제조업 생산이 감소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취약한 대응여력 등을 감안할 때 직접적인 피해 확산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수입 차질에 따른 가동률 및 매출채권 회전율 하락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