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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건강 챙기려다 심혈관질환 부를라...칼슘·비타민D '과유불급'

고용량 칼슘보충제, 혈관 석회화

심근경색 촉진·신장결석 위험↑

음식으로 못채운 日 200~400㎎

저용량 보충제로 2~3회 채우고

비타민D 강화 우유·보충제 통해

혈청농도 20~30ng/㎖ 수준으로

골다공증 예방·관리를 위해서는 칼슘·비타민D를 최대한 음식으로 섭취하고 부족분을 저용량 보충제로 채워줄 필요가 있다. 40대 여성이 골밀도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골다공증 예방·관리를 위해서는 칼슘·비타민D를 최대한 음식으로 섭취하고 부족분을 저용량 보충제로 채워줄 필요가 있다. 40대 여성이 골밀도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성장과 뼈 건강에 좋다는 칼슘과 비타민D. 그래서 폐경 후 여성과 50세 이상 남성 등에게 골절·골다공증의 예방·치료 등을 위해 보충제 복용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고용량 칼슘 보충제 섭취가 혈관을 석회화해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을 촉진하거나 콩팥(신장) 결석과 대장 용종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면서 적정량 섭취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칼슘 보충제를 하루 1,200㎎, 1,400㎎ 이상 고용량 복용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각각 5%, 10% 증가한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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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슘 우유’ 이어 ‘비타민D 강화 우유’ 등 권장할 필요

비타민D도 고용량 보충제를 먹거나 근육주사하면 골절·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안 되거나 오히려 골절 위험 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됐다.

서구에서는 하루 700~800IU의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하면 엉덩관절(고관절) 골절을 26% 낮춘다는 연구결과도 있지만 예방 효과가 크지 않다거나, 연간 50만IU(하루 약 1,370IU) 이상의 고용량 비타민D를 복용하면 오히려 골절 위험이 26%, 낙상 위험이 16%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근에는 6개월~1년에 한 번 근육주사하는 비타민D 보충제도 나와 있는데 첫 3개월의 혈청 농도가 적정 수준보다 높아 불필요하거나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혈청 농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한골대사학회는 이에 따른 혼란을 줄이기 위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두 차례 권고안을 마련했다. 핵심은 하루 800~1,000㎎의 칼슘과 800IU(국제단위) 이상의 비타민D를 우선 음식으로 채우고, 부족분을 가급적 ‘저용량 보충제’로 섭취하라는 것이다.

심혈관 건강에 대한 위험 없이 우리나라 성인의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칼슘 섭취량은 800~1,000㎎인데, 우리 국민은 하루에 음식으로 평균 600㎎이 채 안 되는 칼슘을 섭취한다. 1,000㎎을 훌쩍 넘는 미국·스웨덴·오스트리아 등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적다.


비타민D의 경우 골다공증 예방에는 20ng/㎖, 골다공증 관리 및 골절·낙상 예방에는 30ng/㎖를 넘는 혈청 농도가 적절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의 80%는 비타민D 부족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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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태스크포스팀에 참여했던 최한석 동국대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 학회가 개최한 연수강좌에서 “칼슘 보충제는 불편하더라도 가급적 하루 2~3회 저용량 복용하도록 처방하고, 비타민D 보충제의 경우 적정 혈청농도 상한선에 대해 아직 확실한 근거가 없지만 20~30ng/㎖ 수준이 안정권이고 50ng/㎖ 이상 올라가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게 학계의 대체적 견해”라고 설명했다.

김세화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교수는 “미국은 법적으로 비타민D 강화 우유를 권장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도 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남성이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로 골밀도 정밀검사를 받고 있다. 50세 이상 남성 2명 중 1명은 골감소증으로 뼈의 칼슘·미네랄 등이 정상 이하로 떨어져 골다공증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서울경제DB한 남성이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로 골밀도 정밀검사를 받고 있다. 50세 이상 남성 2명 중 1명은 골감소증으로 뼈의 칼슘·미네랄 등이 정상 이하로 떨어져 골다공증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서울경제DB


◇지난해 진료인원 97만여명 중 94%가 여자…남자는 70대 중반 급증

김 교수팀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해보니 당뇨병 환자의 골밀도는 정상인과 비슷하지만, 엉덩관절을 이루는 대퇴골(넙다리뼈) 윗부분의 골절 위험은 1.7배 이상(남자 1.84배, 여자 1.73배)이었다. 특히 50~64세 환자는 그 위험이 남자 2.7배, 여자 2.54배까지 치솟았다. 고혈당이 지속되면 뼈 단백질에 유해물질이 쌓여 염증 수치가 높아지고 뼈의 질을 약화시키고 뼈세포(조골세포·파골세포) 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골다공증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97만2,000여명으로 지난 2014년 82만여명보다 18.5%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94%(약 91만4,000명)로 남성(5만8,000여명)의 15.7배나 된다. 50세 이상 성인 10명 중 여성은 3명꼴, 남성은 1명꼴로 골다공증 상태며 일생 동안 대퇴골 등에 골다공증 골절을 경험한다고 한다.

골다공증은 뼈가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질 수 있는 질환으로 50∼70대 여성이 가장 취약하다. 폐경을 전후해 골밀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던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이 급감해 건축물의 철골 역할을 하는 뼛속 물질이 폐경 직후 수년간 그 이전보다 5~10배의 매우 빠른 속도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남성도 골다공증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50세 이상 남성 2명 중 1명은 골다공증 전 단계인 골감소증으로 뼈의 칼슘·미네랄 등이 정상 이하로 떨어져 있다. 10명 중 1명은 골다공증 환자다. 특히 뼈와 근육을 굵고 튼튼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분비가 급감하는 70대 중반 무렵 뼈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즈음 엉덩관절이 부러지면 1년 내 사망률이 또래 여성의 2배에 이른다. 장기간의 흡연과 잦은 음주도 칼슘 흡수와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의 기능을 억제하고 몸에서 칼슘이 빠져나가게 한다.

저체중, 운동 부족 등도 골다공증 위험요인이다. 박용순 한림대 교수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 대상자 중 60세 이상 연령층의 골밀도와 근육량 등을 분석해보니 골다공증 환자의 평균 몸무게는 남성 56.6㎏, 여성 52.1㎏으로 골다공증이 없는 남성(65.5㎏)·여성(59.3㎏)을 크게 밑돌았다. 체중이 웬만큼 나가야 근골격계를 자극하고 골형성세포의 활성도를 높여 뼈의 양이 증가한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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