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관계자가 지난해 미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시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AP=연합뉴스애플이 아이폰의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시리’와 이용자들이 나눈 대화를 계약업체 직원들이 듣도록 한 데 대해 사과했다.
28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성명에서 “애플은 프라이버시가 근본적인 인권이라고 믿는다”며 “(그레이딩 프로그램에 대한) 검토 결과 우리의 높은 이상에 완전히 부응하지 못했음을 깨달았고 이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그동안 이용자들이 시리와 나눈 대화의 일부를 녹음한 뒤 이를 사람들이 직접 듣고 음성 인식 개선안에 반영하는 ‘그레이딩’(grading·채점)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애플은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이달 초 이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공개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애플에 따르면 그레이딩 프로그램은 시리에 물어본 내용 중 지금까지 0.2% 미만을 검토해왔다.
또 애플은 “녹취록은 이용자의 애플 ID와 연계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날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이번 결정에 따라 유럽에서 시리의 그레이딩 작업을 하던 계약직원을 300명 이상 해고했다.
애플은 이날 성명에서 “올 가을 아이폰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이뤄진 뒤 그레이딩을 재개할 계획”이라면서도 “시리와 관련해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통제권을 주기 위해 몇 가지 변화를 주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앞으로 초기 설정상 시리와 주고받은 대화에 대한 음성 녹음을 더 이상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시리의 성능 향상을 위해 컴퓨터로 생성한 녹취록은 계속 사용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이용자는 시리의 성능 개선을 돕기 위해 음성 녹음에 참여하겠다고 선택할 수 있다.
애플은 또 “외부 계약업체 직원이 아닌 자사 직원만이 시리와 나눈 대화의 음성 샘플을 듣도록 허용할 것이며 의도치 않게 시리가 작동됐다고 판단된 음성 녹음은 모두 삭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