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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What] "인구 분산·신성장 모멘텀" vs "새 수도, 유령도시로 전락"

■수도 이전 나라의 미래 어떨까
"인구과밀·환경문제 등 해소"
이집트 이어 印尼도 이전 결정
카자흐·브라질 수도 옮기며
일자리 창출·균형발전 성공
"천문학적 비용 대비 효과 글쎄"
기득권층 반발·주택 가격 부담
재정 위기·인프라투자도 불투명
미얀마 새 수도 10년째 텅 비어

  • 전희윤 기자
  • 2019-08-30 17:01:05
  • 정치·사회
지난 26일(현지시간)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행정수도를 자바섬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1945년 독립 직후부터 역대 인도네시아 정부의 숙원사업으로 여겨져 온 수도 이전이 본궤도에 올랐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가 위치한 자바섬은 인구의 60%가량인 1억4,000만명 이상이 몰려 있는데다 해마다 지반이 내려앉아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오는 2050년께 자카르타의 절반이 물에 잠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수도의 가장 이상적인 위치는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의 북프나잠 파세르군과 쿠타이 카르타느가라군 일부”라고 공식 발표한 뒤 2024년부터 수도 이전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수도로 지목된 지역은 자카르타와 달리 화산과 지진의 위험이 큰 ‘불의 고리’에 포함되지 않아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고 지리적으로도 인도네시아 중앙에 위치해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수도를 옮기겠다고 나선 것은 인도네시아뿐이 아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메트로마닐라에서 100㎞가량 떨어진 뉴클라크시티로 천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도 7년 동안 450억달러(약 50조원)를 투자해 사막을 현대적인 도시로 바꾸는 ‘신행정수도 프로젝트’를 2015년 공개한 바 있다. 이집트 정부는 애초 지난해 말까지 주요 국가기관을 현재 수도 카이로에서 새 행정수도로 옮기려 했지만 계획이 늦어져 내년 카이로에서 40㎞ 떨어진 신행정수도에 공무원 5만명을 이동시킬 예정이다.

이들 국가가 오랫동안 유지돼온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려는 가장 큰 배경은 포화 상태에 다다른 도시 인구 과밀현상과 그로 인한 교통·환경 문제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면적이 전체 국토의 0.3%에 불과한 자카르타와 주변 권역에 3,000만명을 넘는 인구가 밀집해 있다. 출퇴근시간대 도심의 평균 차량 속도가 시속 10㎞에 그치는 세계 최악의 ‘교통지옥’이 자카르타다. 필리핀 마닐라 역시 과도한 인구 집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마닐라는 ㎢당 4만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세계 최악의 인구과밀 도시다.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인한 필리핀의 손실은 매일 35억페소(약 81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도로와 상하수도 등 기본 인프라가 매우 낡고 열악한 이집트 카이로에도 2,000만 인구가 몰려 있다.

[글로벌What] '인구 분산·신성장 모멘텀' vs '새 수도, 유령도시로 전락'

인구 과밀과 그에 따른 극심한 혼잡은 환경오염으로 이어진다. 자카르타는 초미세먼지(PM 2.5) 수치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의 3배를 초과할 정도로 대기오염이 심각한데다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과 고층건물 난립으로 매년 평균 7.5㎝씩 지반이 내려앉고 있다. 현재 도시 면적의 40%가 해수면보다 낮아진 상태라는 분석 결과도 있다. 세계은행 경제학자들은 31개국의 393개 해안 도시를 분석한 결과 자카르타, 마닐라, 파키스탄 카라치 등 세 도시가 대형 폭풍우에 유독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무리한 도시 개발에 지구온난화의 영향까지 더해 지반이 낮아진 탓이다.


이 때문에 수도 이전의 필요성은 이들 국가에서 모두 공감을 얻고 있다. 수도 이전에 성공할 경우 인구 과밀과 환경 문제 해소는 것은 물론 투자 활성화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국토의 균형발전 및 국가 경제 발전의 모멘텀을 맞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1997년 수도를 남부 알마티에서 북부 아스티나로 이전한 카자흐스탄이나 1960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브라질리아로 수도를 옮긴 브라질의 경우가 대표적 성공사례다.

하지만 논란과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천문학적 비용 대비 실효성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코위 정부는 수도 이전에 466조루피아(약 40조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지만, 수도 이전으로 터전을 옮겨야 하는 공무원들은 물론 자카르타에 경제적 기반을 둔 기득권층의 반발 등 이해관계 때문에 계획대로 수도 이전이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이에 조코위 대통령은 금융과 무역 기능을 자카르타에 남겨두고 행정 부문을 새로운 수도로 옮길 계획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수도 이전에 드는 비용 외에 향후 10년간 571조루피아를 자카르타 현대화를 위해 투입할 방침이다.

이집트에서도 내부 반발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새 행정수도 건설에 450억달러(약 54조원)를 쏟아붓지만 인프라 구축 및 식수조달 방안 등은 구체화하지 않았다. 극심한 재정위기에 시달리는 이집트의 현 상황을 고려하면 비용 자체도 감당하기 어렵다. 게다가 새로 짓는 주택의 높은 가격을 부담할 수 있는 계층이 제한적이어서 중산층 이하는 거주지 이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005년에 60년 가까이 국가의 중심지였던 양곤에서 320㎞가량 떨어진 네피도로 수도를 옮긴 미얀마의 경우 정부 의도와 달리 새 수도가 활성화하지 못해 사실상 ‘유령도시’로 전락한 상태다. 네피도는 강 하류에 위치한 양곤보다 중앙에 있어 수도로서 적절한 대안으로 보였지만, 한때 점성가로부터 외국의 군사 공격에 대한 경고를 받은 뒤 수도를 옮겼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수도 이전 과정이 체계적이지 않아 논란이 컸다.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로 네피도는 미얀마의 다른 도시와 달리 전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호텔·상점·음식점 등이 들어서기 시작했지만, 1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구가 92만명에 그칠 정도로 유입이 부진하고 왕복 20차선의 넓은 도로는 늘 텅 빈 상태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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