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최근 한 달 사이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후 공급부족 우려가 더 커지면서 ‘풍선효과’로 신축 아파트값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서다. 입주한 지 17년이 된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8월에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일반 아파트로 집값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5% 올라 전주(0.02%) 대비 두 배 이상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8월 2일 0.09%에서 9일 0.04%로 꺾인 이후 16일과 23일에는 0.02%를 기록했지만 다시 0.05%로 뛴 것이다. 상승세를 견인한 것은 신축 등 일반 아파트였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은 0.03% 떨어져 지난주와 동일한 하락 폭을 기록했으나, 일반 아파트값은 0.06% 상승했다. 이 같은 현상은 강남 4구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0.02% 떨어진 반면 일반 아파트는 0.19% 올랐다. 재건축 아파트값이 0.12% 떨어진 송파구도 일반 아파트는 0.06% 올랐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신축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 되고 있다. 신축 아파트인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와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등이 1주일 새 5,000만~6,000만원 상승했다. 2002년에 입주한 타워팰리스1차 전용 137㎡의 경우 8월 초 24억원에 거래돼 기존 최고가(23억 6,00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신축은 물론 10년 차 이상 아파트에도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규제의 역설이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분양가상한제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새 아파트의 희소성이 부각되고, 이로 인해 신축은 물론 구축 등 일반 아파트 전체로 매수 움직임이 더 커지는 모양새”라며 “전세시장 역시 실수요자들이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로 집 장만을 미루는 사례가 늘어나 국지적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