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신세였던 서울 강남권 원룸(방 1개) 아파트 몸값이 14억원에 근접했다. 과거 소형주택 의무비율을 맞추기 위해 억지로 끼워 넣은 아파트지만 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 2단지 전용 43.84㎡가 지난 7월 13억 9,000만원에 실거래됐다. 해당 면적은 거실과 욕실, 그리고 방 하나로 구성된 이른바 ‘원룸형 아파트’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삼성힐스테이트 2단지 해당 면적 현재 호가는 14억원이다. K 부동산 대표는 “개발 호재가 풍부한 강남 일대 소형 아파트를 찾는 투자수요가 꾸준히 있다”며 “가구 수가 많지 않은 데다 최근 이어지는 대형 호재에 집주인들이 아파트를 팔지 않고 있어 매물이 귀한 편”이라고 말했다. 원룸형 구조인 삼성힐스테이트 1단지 전용 31㎡도 지난 6월 말 10억원에 거래되며 10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송파구 잠실 리센츠 전용 27.68㎡ 역시 지난 7월 9억 3,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작년 최고가(8억 9,000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해당 면적이 6월에 7억 6,000만 ~ 8억 3,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원 가까이 가격이 오른 셈이다. 거래 또한 활발해 지난 7월에만 9건 거래됐다.
서울 강남권 원룸 아파트는 2000년대 중후반에 주로 공급됐다. 재건축 단지의 20% 이상을 전용 60㎡ 이하로 짓는 소형 주택 의무비율을 적용받아서다. 당시 재건축 조합들은 초소형 비중을 늘려 주택 의무비율을 맞췄다.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나 잠실 리센츠 등이 대표적 단지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원룸 아파트의 경우 오피스텔·빌라 등과 달리 시세 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어 투자 수요가 높은 편”이라며 “강남 일대의 경우 대형 호재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대 측면에서도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등을 공유할 수 있고 관리비 등이 저렴한 편이어서 인기가 높다”며 “특히 강남 업무지구로 출퇴근하는 1인 가구 직장인 위주로 임대 수요가 풍부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