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의 갈등으로 위기에 처한 서울 종로구 사직2구역 재개발 조합이 시를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급기야 시공사 교체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에서 재개발을 추진하라고 판결했지만 시의 방해로 사업이 진척되지 않자 울며 겨자 먹기로 다양한 대안 마련에 나선 것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직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은 최근 시공사인 롯데건설에 조합운영비 대여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답변 기한은 오는 9월 22일까지다. 조합 관계자는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하려면 적어도 1년여의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이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라며 “재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조합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시공사 교체까지 검토하는 셈이다.
조합 측 주장에 따르면 시가 시공사에 압박을 가하면서 대여금 지급이 중단돼 사업추진이 힘든 상황이다. 자금줄이 끊기면서 정비사업의 다음 단계인 관리처분인가 준비도 중단된 상태다.
사직2구역은 지상 12층, 13개 동 아파트 486가구로의 탈바꿈을 추진 중이다. 이미 사업시행계획 인가까지 받았지만 지난 2017년 3월 서울시가 역사문화 보존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정비구역에서 직권해제 시켰다. 이에 주민들은 즉각 직권해제 무효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지난 4월 서울시의 직권해제 결정이 무효라고 최종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서울시와의 악연은 계속 되고 있다. 시는 사직2구역 내 캠벨 선교사주택을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시켰다.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했을 경우 조례상 재개발·재건축 시 서울시가 보존 조치 등을 권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재개발을 방해하는 ‘알박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조합은 우수건축자산 지정과 시공사의 자금대여 중단 강요 등 을 이유로 박원순 시장과 일부 공무원을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한 상태다.
최근에는 서울시 뿐 아니라 관할 구청인 종로구와도 마찰이 생기면서 이중삼중으로 사업진행이 막혔다. 임원진 변경 후 조합은 구에 정관변경 및 임원변경 신고를 했다. 하지만 종로구가 신고 접수를 해주지 않고 있어서다. 조합 관계자는 “구청은 2017년 정비구역 해제 이후 새로운 조합원이 된 이들에 대해 추가로 사업 동의서를 받아야만 신고 접수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구청은 국토부 유권해석을 근거로 들고 있는데, 우리는 유권해석이 잘못됐다고 보고 재질의를 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박윤선·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