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에 노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니 저만의 목소리를 찾는 데 10년이 걸렸네요. 연기도 10년 정도 진지하게 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 배우로 변신한 그룹 멜로망스의 보컬 김민석(28)은 “가수는 온전히 목소리로 자신을 표현하는 반면 연기자는 카메라로 보여준다는 점이 굉장히 다르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달 9일 방영을 시작한 CJ ENM 웹드라마 ‘‘사랑인가요’라 물었고 ‘사랑’이라 답하다’(사물사답)에서 주연 김석영을 맡았다. 2015년에 데뷔한 멜로망스는 2018년 대중음악 공인차트인 가온차트 디지털 음원차트 연간 순위 100위 안에 ‘선물’ ‘유’ ‘동화’ ‘짙어져’ ‘욕심’ 등 5곡을 올리며 인기를 끌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배우로 첫발을 내딛은 김민석을 만나 연기자로 변신한 소회에 대해 들었다. 김민석은 김석영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저를 모티브로 삼아 기획된 만큼 이해하는 게 어렵진 않았다”며 “18세까지 농구선수의 꿈을 키웠고 대학 시절 음악동아리를 했던 경험도 연기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몸매부터 움직임, 표정 등 화면에 담기는 모든 것을 생각해야 하는 게 낯설었다”며 “배우 선배님들이 더 존경스러워진 시간”이라고 회상했다. ‘사물사답’은 음악에 대한 꿈을 접고 살던 이수정(정예서 분)이 싱어송라이터 김석영을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가수로서 명성이 한창일 때 연기자로 데뷔한 이유에 대해 김민석은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시기라 생각해 도전하게 됐다”며 “그동안 밭을 일구는 일에 몰두했다면 이제는 밭을 키워나가는 일이 중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첫 연기에 대해 무색무취했다고 자평하면서 앞으로 ‘자연스럽다’란 말을 듣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영화 ‘건축학개론(2012)’에서 보여준 조정석 선배님의 ‘납뜩이’ 연기를 닮고 싶다”며 “재치 있으면서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각종 음원 외에도 수많은 드라마 오리지널사운드트렉(OST)을 부른 김민석은 이번 OST도 직접 참여했다. 그는 “OST를 제작할 때는 항상 드라마 장면을 생각하며 작사를 한다”며 “제 역할에 몰입해서 부르려 하니 오히려 분리해서 생각하는 게 중요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아직은 카메라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이 어색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가사와 곡이 드라마와 맞지 않을까 걱정돼 음악감독님과 작가님에게 검토를 자주 받으며 작업했다”고 밝혔다. OST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은 드라마 ‘궁’의 OST를 리메이크한 ‘사랑인가요’와 임재범이 불러 화제가 됐던 ‘사랑’의 리메이크를 꼽았다.
내년 입대를 앞둔 김민석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그는 “솔로 앨범, 멜로망스 앨범 및 공연 등을 준비해야 한다. 성장하기 위해 알을 깨는 일을 계속 이어나갈 것 같다”며 “언제나 한자리에 머물면 퇴화한다고 생각한다. 신선함을 보여드리기 위해 스스로 뻔한 사람이 되진 않았는지 계속 자문한다”고 말했다. 연기도 제의가 들어오면 언제든 다시 도전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발성 연습을 해온 것처럼 연기도 전문적인 공부를 거쳐 철저하게 임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