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시민들은 대체로 “의혹에 대한 해소가 부족했다”는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고려대가 이날 3차 촛불집회를 열고 교수단체가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는 등 조 후보자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여전히 우세한 상황이다.
이날 청문회를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조 후보자의 해명이 개운치 않다는 반응이다. 대기업 계열사 회사원인 김모(45)씨는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불법 문제를 떠나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의 문제”라며 “이미 느낀 배신감을 해소할 수 없고 결국 검찰이 사건의 끝을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대학원에 재학 중인 김유이(26)씨는 “딸이 논문 제1저자로 선정된 것이 자기 가족과 무관하다는 해명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논문 초고를 작성하고 송고하는 과정에 조 후보자가 개입됐다는 의혹에 대한 해명이 명쾌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김영훈(29)씨는 “딸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 등에 대해 조 후보자는 ‘모른다’는 해명으로 일관했다”면서 “가족 일도 잘 모른다는데 나랏일을 잘할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조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다시 가족 관련 논란에 대해 여러 번 사과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일부 목소리도 나왔다. 대학 교수인 안모(49)씨는 “서민과 중산층보다 더 많은 기회와 재력으로 자녀를 키운 건 분명한 사실이고, 조 후보자는 진심으로 여러 차례 사과했다”며 “결정적 낙마 사유도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날 청문회에 대해 서울의 한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박모(38)씨는 “장관 자질검증은 안 하고 야당 의원들이 조 후보자 가족에 대해 집요하게 묻는 게 보기가 불편했고,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비하적 발언들을 조 후보자 가족에게 하는 것 같아 불쾌했다”고도 지적했다.
고려대 재학생들은 이날 해마다 연세대와 벌이는 ‘고연전’ 기간임에도 조 후보자를 규탄하는 세 번째 집회를 열었다. 총학생회가 아닌 일반 학생들이 구성한 ‘고려대 3차 집회 집행부’는 집회 명칭으로 ‘부고(訃告)’를 내걸었다.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숙환(위선과 편법)으로 별세하셨기에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라는 의미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7시15분부터 집회를 시작하고 ‘정의가 죽었다’며 애도하는 퍼포먼스 등을 했다. 주최 측은 “법무부 장관은 법을 집행하고 수행하는 자리”라며 “올바른 정의관으로 모두에게 평등한 기준을 제시해야 하는 자리에 불법과 편법을 하고 (의혹들에) 모른다고 일관하는 비뚤어진 잣대를 가진 조 후보자가 자격 있느냐”고 비판했다. 주최 측은 또 “당당하게 조 후보자를 비판하라는 얘기도 있지만 우리와 집회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쓰는 건 군중이 두렵기 때문”이라며 얼굴을 가린 이유를 설명했다.
교수단체인 한국대학교수협의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조 후보자의 각종 의혹이 인사청문회에서 해소되지 않으면 후보자 지명이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교협은 또 “조 후보자의 입시비리, 논문 부정, 장학금 특혜 등의 의혹은 모두 대학의 주요 행정과 학문연구에 직결되므로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며 “이런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조 후보자 임명이 강행되면 학자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임명 강행을 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교협은 교육부 폐지와 학문자유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하는 보수 성향의 교수단체다.
/손구민·이희조기자 kmso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