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인 비앙카 안드레스쿠(15위·캐나다)가 첫 2000년대생 테니스 ‘메이저 퀸’에 올랐다.
안드레스쿠는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 오픈(총상금 5,700만달러)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리나 윌리엄스(8위·미국)를 2대0(6대3 7대5)으로 제압했다. 2000년 6월생인 안드레스쿠는 남녀를 통틀어 사상 최초의 2000년 이후 태어난 메이저 대회 단식 챔피언이 됐다. 우승상금은 385만달러(약 46억원)다. 부모가 루마니아 출신은 그는 캐나다 국적 선수 최초로 메이저 단식에서 우승하고 프로 선수의 메이저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최초로 US 오픈 여자단식 본선에 처음 출전해 우승까지 차지하는 등 풍성한 기록도 작성했다.
2017년 데뷔해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세계랭킹 150위 대에 머물렀던 안드레스쿠는 올해 3월 BNP 파리바오픈, 8월 로저스컵 등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프리미어급 대회를 제패하며 급부상했다. 키 170㎝에 강력한 포핸드가 주특기인 그는 이날 메이저 사상 나이 차이(18세9개월)가 가장 많이 나는 결승전이었던 이날 대결에서 1시간40분 만에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거뒀다. 1세트를 첫 서브 게임을 따내며 편안한 마음으로 시작한 끝에 따낸 그는 2세트에서 5대1로 앞서다 5대5로 추격 당했으나 연달아 두 게임을 가져와 승부를 마무리했다. 안드레스쿠는 세계 5위까지 오르게 된다.
경험에서 앞서고 파워도 여전한 윌리엄스는 서브 에이스 9대5, 공격 성공 33대18 등으로 앞섰으나 33대17로 두 배 가까운 실책을 범하면서 2년 연속 고개를 떨궈야 했다. 윌리엄스는 이번 대회에서 US 오픈 최다인 7회 우승과 마거릿 코트(은퇴·호주)의 메이저 24승 타이기록에 도전했다.
안드레스쿠는 윌리엄스를 일방적으로 응원한 분위기 속에서 우승한 뒤 “윌리엄스를 이겨서 죄송하다. 전설 같은 존재인 윌리엄스와 결승전을 치러 꿈이 이뤄졌다”고 예의를 표하고 “19살까지도 긴 여정이었는데 앞으로도 계속 기세를 이어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한편 올해는 여자 테니스 세대교체가 더욱 빨라졌다. 38세 윌리엄스가 여전히 위협적이지만 올해 4대 메이저 우승자는 윔블던 챔피언인 28세 시모나 할레프(4위·루마니아)를 제외하면 호주 오픈 오사카 나오미(22·1위·일본), 프랑스 오픈 애슐리 바티(23·2위·호주)에 이어 안드레스쿠까지 3명이 20세 전후 선수로 채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