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로이터 "IAEA, 이스라엘이 '핵 창고' 지목한 이란 시설서 우라늄 검출"

익명 외교관 인용해 보도..."고농축은 아냐"

앞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란 핵물질 창고 발견 주장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블룸버그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블룸버그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스라엘이 ‘이란 핵물질 저장창고’라고 지목한 장소를 사찰한 결과 우라늄 흔적을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관련 사안에 정통한 외교관 2명을 인용해 IAEA가 올해 3월 이란 테헤란 인근 마을에 위치한 문제의 시설에서 채취해 반출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우라늄 입자가 검출됐다고 전했다. 이 외교관은 검출된 우라늄이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고농축 상태는 아니었다면서 “이는 여러 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아직 우라늄 입자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으며 현재로선 해당 입자가 2015년 이란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이전에 생성된 물질이나 활동의 잔재인지 여부도 불명확하다고 덧붙였다. IAEA는 이와 관련해 언급을 거부했고, 이란 당국자들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밝혔다.

반면 대니 다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핵물질 비밀창고를 갖고 있었다는 이스라엘 정부의 주장이 IAEA 사찰로 확인됐다면서 “(이란) 정권을 반드시 추궁해 예외가 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해 9월 뉴욕 유엔총회에서 이란의 비밀 핵물질 저장창고를 발견했다면서 이란이 이 창고에 비밀 핵무기 프로그램 관련 장비와 15㎏ 상당의 방사성 물질 등을 보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 당국자들이 방사성 물질을 도로 곳곳에 뿌리는 방식으로 폐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란은 이 장소가 카펫 세탁 시설에 불과하다고 반박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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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핵 개발을 중단하기로 합의했고, 합의에는 IAEA가 필요할 경우 이란에 대해 현장 접근 조사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미국은 작년 핵 합의를 탈퇴했고, 이후 유럽 국가들도 이란과의 교역을 사실상 중단했다. 이에 이란은 5월 8일부터 9월 6일까지 60일 간격으로 3단계에 걸쳐 핵합의 이행을 축소했다.

이란은 이어 지난 6일부터는 원심분리기의 연구개발(R&D)과 관련한 핵합의의 제한 조항을 지키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6년까지 우라늄 농축에 쓰지 못하도록 시험용으로 제한됐던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실제 농축용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란은 유럽에 이란산 원유 수입과 금융 거래를 재개하면 핵 합의를 다시 지키겠다고 했지만, 아직 유럽 측은 실질적인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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