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이 9일 발표한 조사통계 월보 내 ‘잠재성장률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의 노동과 자본을 최대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 주로 생산가능 인구 수와 설비 및 건설투자를 통한 자본축적, 사회 제도의 효율성 등의 변수에 의해 결정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1년~2005년 잠재성장률은 5.0~5.2%였으며 실제 성장률도 5%로 나타났다. 이후 2010년까지도 4%대를 유지했던 잠재성장률은 2011년~2015년 3.0~3.4%로 떨어졌다가 2016년 이후에는 2.7~2.8%로 급락했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잠재 성장률을 2.5~2.6%로 추정했다.
잠재 성장률 하락 속에 실제 성장률과의 격차 마저 커지는 상황이다. 한은은 올 해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해 잠재 성장률에 비해 0.3~0.4%포인트 밑돌지만 국내·외 경제 전문기관들은 2% 성장 조차 쉽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은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성장률이 생산요소의 생산성에 좌우되는 만큼, 여성과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를 독려해 노동력이 효율적으로 투입될 수 있도록 취업 지원과 노동시장 유연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권했다.
한은은 저출산 문제도 신속히 대응할 경제·사회 과제로 꼽았다. 합계 출산율이 1명을 밑돌 정도에 이르면서 생산 가능 인구가 급속히 감소하며 노동 공급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15세 이상 인구의 증가세 둔화와 근로시간 감소 등으로 노동투입 기여도가 2016년 이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며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자본 투입까지 큰 폭으로 둔화하고 있어 국내 정책적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