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화 관객이 역대 최다를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올 상반기에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하면서 하반기 개봉작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지만 않는다면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해는 2017년으로 2억 1,987만여명이 극장을 찾았다. 올 상반기 전체 극장 관객 수는 1억 932만명으로 2017년 상반기의 9,729만여명을 웃돈다. 1,000만 관객 영화도 2017년에는 ‘택시운전사’ ‘신과함께 : 죄와벌’ 등 2편이었지만 올해는 상반기만 ‘극한직업’ ‘알라딘’ ‘기생충’ ‘어벤져스 : 엔드 게임’ 등 4편이 나왔다.
다만 최근 들어 흥행이 약간 주춤해지면서 연간 최고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지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다. 올해 8월말까지 누적 관객 수는 1억5,604만여명으로 2017년 같은 기간(1억4,853만여명)에 불과 751만여명 앞서 있다. 이는 올해 여름 대작 가운데 ‘엑시트’만 900만 명을 넘겼을 뿐 ‘나랏말싸미’ ‘봉오동전투’ ‘사자’ 등 다른 기대작의 성적표가 저조한 탓이다.
1차 분수령은 추석 연휴 대전이다. 영화계는 국내 3대 배급사들의 야심작에 기대를 걸고 있다. 뉴(NEW(160550))의 ‘힘을 내요, 미스터리’는 가족 단위의 관객이,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타짜 : 원 아이드 잭’과 CJ ENM(035760)의 ‘나쁜 녀석들 : 더 무비’에는 취향 강한 관객들이 몰릴 경우 추석 대목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CJ CGV(079160)의 한 관계자는 “추석 연휴가 짧은 점이 아쉽지만 대작들의 장르가 다양해 최소 두 편의 영화를 볼 가능성이 높다”며 “연휴 기간 2편 이상의 영화를 보면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추석 이후 라인업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오는 25일에는 인천상륙작전과 동시에 이뤄진 장사상륙작전을 다룬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이, 다음달에는 ‘퍼펙트맨’과 ‘가장 보통의 연애’가 스크린에 걸린다. 해외 영화 가운데는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으로 다음달 2일 개봉하는 ‘조커’가 기대작이다.
하지만 최종 기록은 11월 이후 본격 등판하는 대작들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올 상반기와 달리 연말에는 한국 영화가 스크린을 주도한다. ‘천문 : 하늘에 묻는다’는 한석규(세종대왕 역)와 최민식(장영실 역)이 ‘쉬리’ 이후 20년 만에 영화에서 만난데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을 만든 허진호 감독의 연출작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남산의 부장들’은 영화인들이 꼽는 올해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다. 1970년대 정치공작을 주도한 중앙정보부 부장들의 행적과 그 이면을 재조명을 한 작품으로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백두산 폭발이라는 초유의 재난을 소재로 한 ‘백두산’도 기대작 중 하나다.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 수지 등이 출연한다. 이밖에 하정우와 김남길이 주연한 ‘클로젯’ , 권상우 주연의 범죄오락 액션물 ‘귀수’, 전도연과 정우성이 호흡을 맞춘 미스터리 스릴러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도 개봉한다. 외화 가운데서는 2014년 천만 관객을 동원한 ‘겨울왕국’의 두 번째 이야기인 ‘겨울왕국 2’는 12월 관객들과 만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말 기대작들이 흥행에 성공할 지와 올해 상반기에 최다 관객을 이끈 요인인 N차 관람 열풍 등이 이어지질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