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 세계 반도체 팹 투자 규모가 올해 보다 약 30%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업체들이 최근 업황 둔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향후 수요 증가에 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공급 과잉으로 인해 업황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16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내년에 새롭게 건설을 시작하는 팹 투자는 올해보다 약 120억 달러 증가한 5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보다 31.6% 늘어나는 수준이다. 반도체 회사들이 신규 팹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서 늘리는 것은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전장 등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 반도체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도 나온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반도체 업황 둔화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반기 들어 하락세가 진정되고 있긴 하지만 반도체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경우 최근 가격 회복세에 다시 한 번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향후 반도체 회사들의 신규 팹 투자 규모를 살펴보면 우선 올해 말까지 380억달러 규모의 15개 팹이 건설될 예정이다. 올해 건설이 시작되는 팹의 대부분은 내년 상반기에 장비 도입이 진행되어 일부는 2020년 중반부터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파운드리(37%)와 메모리(24%)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또 내년에는 총 18개의 신규 팹이 건설되며, 파운드리(35%)와 메모리(34%) 비중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