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새 운영체제(OS) iOS 13을 20일 새벽 국내에 배포했다. 검은 바탕화면에 흰색으로 글씨가 표시되는 ‘다크 모드’와 근거리무선통신(NFC) 개방, 새로운 사진앱 등의 기능이 크게 개선돼 아이폰 유저들의 관심이 뜨겁다.
애플은 지난 6월 ‘세계 개발자 대회 2019’(WWDC 19)에서 iOS 13 베타 버전(시험 버전)을 공개한 뒤 수정·보완을 거쳐 이날 일반인들에게 이를 공개했다. 이번 OS 업그레이드는 아이폰 6S 이후의 최신 기기에 모두 적용된다. iOS13은 ▲다크모드 ▲근거리무선통신(NFC) 개방 ▲새로운 사진앱 ▲인물모드 촬영기능 강화 ▲빠른 메모 ▲청력측정 ▲오디오 공유 등 각종 기능을 지원한다.
이번 iOS 업데이트의 가장 큰 특징은 ‘다크 모드’다. 다크 모드는 원래 야간 등 어두운 환경에서 보기 좋게 최적화된 시각 모드다. 배경화면이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글자는 검은색에서 흰색으로 뒤바뀐 반전 화면으로 표시된다. 이용자들은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눈의 피로를 줄이고 배터리 수명은 늘어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이폰 화면의 배경과 느낌이 전반적으로 색다르게 적용돼 마치 새 스마트폰을 산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아이폰X, 아이폰XS, 아이폰11프로 등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아이폰에서는 에너지 절약과 함께 화면에 흔적이 남는 ‘번인현상’도 줄일 수 있다.
또한 아이폰 유저들의 ‘숙원’과도 같았던 근거리무선통신(NFC) 개방의 길이 열렸다. 애플은 지난 2014년 출시한 아이폰6 모델부터 NFC 칩을 탑재, 애플 페이를 통한 교통카드 등의 결제 기능 사용이 가능했지만 국내에서는 애플 페이 호환이 안 돼 사실상 기능을 쓸 수 없었다. 하지만 iOS 13에서 이 기능을 서드파티 앱 제작사에 공개하고 기능을 개방하면서 각종 결제, 확인, 잔액충전 등의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졌다. 아이폰 유저들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교통카드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애플이 새 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 구독형 서비스의 하나인 구독형 게임 ‘애플 아케이드’도 iOS 13에서 도입됐다. 월 4.99달러(국내는 6,500원)를 내면 100개 이상의 아케이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오디오 공유 기능도 업데이트됐다. 하나의 아이폰으로 두명이 동시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능이다. 다만 이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두대의 에어팟이 있어야 한다. 하나의 에어팟이 페어링된 상태에서 다른 에어팟 뚜껑을 열고 스마트폰에 가까이 가져가면 페어링 화면이 나타나고 연결이 완료된다. 이후 음악을 재생한 뒤 에어플레이 아이콘을 선택해 두번째 에어팟을 선택하면 동시에 두대의 에어팟에서 음악이 나온다.
새로운 사진 앱에는 인공지능(AI)가 접목됐다. 연(年)·월(月)·일(日) 단위로 속칭 ‘인생 샷’이라 할 주요 사진들을 정리해 보여주는 기능이 추가됐다. 멋진 풍광이나 중요한 인물 사진들을 인공지능이 알아서 분류한 뒤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30가지가 넘는 비디오 편집 도구도 새로 추가됐다.
‘애플 지도’도 크게 개선됐다. 지도 화면 한쪽의 쌍안경 아이콘을 누르면 구글 지도의 ‘스트리트 뷰’처럼 3차원으로 도로와 그 주변의 건물·시설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기능이 도입됐다. 자주 가는 장소를 저장하고 방문하고 싶은 곳의 목록을 만들 수도 있다. 또 대중교통의 실시간 시각표도 제공한다.
‘퀵패스 키보드’는 키보드 위에서 손가락을 떼지 않은 채 입력하려는 자판 위를 순차적으로 이동하면 원하는 단어를 입력하는 기능이다. 구글의 ‘지(G)보드’와 비슷한데 지금까지는 ‘스위프트키’ 같은 다른 개발자 앱을 사용해야만 이 기능을 이용할 수 있었으나 OS에 기본으로 탑재됐다.
화면 한가운데를 많이 가려 일부 이용자들의 원성을 샀던 볼륨 조절 표시는 화면 상단에 조그맣게 보이도록 바뀌었다. 미리 알림 화면 디자인과 기능도 개선됐다. 미모티콘 스티커도 헤어스타일, 모자, 메이크업, 피어싱 등 다양한 스타일이 추가됐다.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시리’의 기능도 업그레이드돼 받은 문자메시지를 읽어줄 수도 있게 됐다. 시리를 통해 세계 10만 개 이상의 팟캐스트를 청취할 수도 있다.
다만 최근 iOS 13에서 일부 오류가 발견되면서 애플이 오는 30일 이를 수정하고 일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iOS 13.1을 배포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CNBC는 “어쩌면 오늘 아이폰 업데이트를 건너뛰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