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과 유엔군사령부가 최근 태풍 피해를 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건물 보수 작업에 사상 처음으로 협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판문점선언과 9·19군사합의에 따른 JSA 비무장화 조치의 연장 효과로 분석된다. 특히 북미 대화 재개와 맞물려 JSA 남북지역 자유 왕래에 대한 기대감도 일고 있다.
남북한과 유엔사는 3자 협력으로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JSA 내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건물 지붕 등의 공사를 실시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작업은 북한 측 인력이 유엔사 승인 아래 JSA 내 군사분계선(MDL)을 넘나들며 보수 공사를 진행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보수 공사를 통해 강풍을 동반한 제13호 태풍 ‘링링’으로 파손된 회의장 건물 지붕 등을 주로 수리했다. 북한 측에서는 인력 10여명이 동원됐다. 태풍 피해는 JSA 내 군정위 회의실 건물의 북측 관할 구간에 집중됐다. 강한 바람에 파손되고 날아간 건물 지붕 자재인 양철판을 새것으로 교체했다. 유엔사는 당시 보수 공사 장면을 담은 여러 장의 사진을 트윗을 통해 공개했다.
유엔사는 “태풍 링링으로 작은 피해가 난 JSA에서 복구 공사가 빠르게 진행됐다”며 “보수 공사는 북한의 DMZ 관할 요원들과 협력 및 협력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유엔사의 한 관계자는 “JSA 내 건물은 유엔사와 북한 측이 각자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 “남북한과 유엔사 등 3자가 협력해 JSA 내 회의장 등 건물 보수 공사를 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남북한·유엔사는 9·19군사합의에 따라 ‘3자 협의체’를 구성해 지난해 10월27일부로 JSA 내 지뢰 제거, 초소 및 화기 철수, 상호 공동 현장검증 등 JSA 비무장화 조치를 완료했다. 3자는 ‘JSA 공동근무 및 운영규칙안’을 협의한다는 원칙에 합의에 상태다. 규칙안에 대한 최종 합의가 끝나면 남북 공동근무 투입 및 민간 관광객들의 JSA 내 자유 왕래 길이 열리자 북한 측의 무응답으로 규칙안 협의에 이르지 못했다.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