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와 미래에셋대우(006800)가 행정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과 손잡고 미국 오하이오주의 가스전 개발 및 발전소에 투자한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GIC·AMP캐피털 등도 참여하면서 투자 규모는 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와 미래에셋대우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롱 릿지 발전소 및 가스전 개발’에 선순위 대출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투자는 선순위 대출 5,000억원, 중순위 대출 1,500억원, 지분(에쿼티) 투자 2,500억원으로 이뤄졌다. 하나금융투자와 미래에셋대우는 5,000억원의 선순위 대출 중 2,500억원을 총액 인수해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함께 투자할 계획이다. 708억원을 투입하는 행정공제회를 필두로 수협과 롯데손해보험(000400) 등 금융기관, 삼탄 등 에너지 전문 기업이 참여한다. 나머지 선순위 대출 2,500억원은 GIC가, 중순위대출은 호주의 인프라투자자인 AMP캐피털이 맡으며 지분투자는 미국 현지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은 발전소 건설 및 인근 가스전 개발에 사용한다. 가스발전소는 물론 발전 원료가 될 셰일가스를 동시에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국내 투자자들은 연 5~6%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전소는 미국의 유력 설계·조달·시공(EPC) 업체인 키위트가 건설에 참여하며 가스전에서 이미 소량의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투자 안정성도 높은 편이라는 게 IB 업계의 분석이다. 5년간 선순위 대출에 대한 조기상환이 불가능하며 발전소 역시 목표 매출의 96%가량을 장기계약을 통해 확보했다는 분석도 있다. 글로벌 인프라 투자 경험이 많은 GIC와 AMP캐피털이 참여한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AMP캐피털은 이번 프로젝트의 금융주선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국내의 해외 발전 인프라 투자가 활성화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대형 인프라 투자를 통해 위험도 분석 노하우 및 투자 경험이 쌓이면서 중순위 대출, 지분 투자 등으로까지 저변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투자에는 IB 업계뿐 아니라 에너지 기업 삼탄도 참여했다. 삼탄은 그동안 석탄 개발을 통해 성장해온 회사로 최근 인도네시아 석탄 사업을 일부 정리하는 등 신규 에너지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796억원, 정기예금 등 단기금융상품이 1조3,020억원에 이르는 만큼 이번 투자를 계기로 추후 지분 투자에도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