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증권 등 금융권에서 온라인·모바일 등을 이용한 비대면 거래가 현재보다 30% 활성화되면 일자리가 최대 1만4,000개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상훈 한국노동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25일 발간된 ‘금융·보험 비대면거래 확산에 따른 고용안정 방안’ 보고서에서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 등 총 69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비대면거래가 30% 늘어나면 총 고용이 2.9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말 금융권 고용자 수로 환산했을 때 줄어드는 일자리 수는 약 1만4,000개라는 게 오 초빙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업권별 일자리 증감 폭은 증권사가 -4%로 가장 높았으며 보험(-3.18%), 은행(-1.95%)이 뒤를 이었다. 자산운용사의 경우 전혀 영향이 없는 걸로 나타났다.
앞으로 비대면 거래가 더 퍼질 때 고용위험 직무로는 은행과 증권사에선 나란히 50대 퇴직 대상자군이 1순위, 지점창구 영업텔러와 지점 영업직군이 2순위로 꼽혔다. 보험사의 고용위험 직군 1순위와 2순위는 각각 전속설계사, 50대 퇴직 대상자였다. 다만 질적인 면에서는 전반적으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세부적으로는 보험과 증권은 고용의 질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임금에서 인센티브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대면 고객 수가 줄어들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비대면거래 확산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추세적 요인으로 앞으로 지속적인 고용감소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재직자를 대상으로는 앞으로 인원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 자산운용업에서 체계적인 인력 양성 계획을 수립하고, 적극적인 직무전환 교육으로 인력재배치 전략도 과감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50대 퇴직 대상자에 대해서는 전직지원 프로그램의 로드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이미 퇴직한 사람을 위해서는 독립투자자문사(IFA)의 활성화를 통해 활로를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세종=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