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공연에 야시장까지...관광 명소로 떴죠"

■내달 2일 축제 여는 '순천 아랫장'

5일장 중엔 전국 최대 규모 자랑

농축수산물·약재 등 품목 다양

재래시장 고유 느낌 그대로 간직

다양한 먹거리에 문화공연 풍성

이른 시간부터 관광객들로 북적

전라남도 순천시 풍덕동에 자리한 아랫장의 야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순천시아랫장 지역선도시장 육성사업단전라남도 순천시 풍덕동에 자리한 아랫장의 야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순천시아랫장 지역선도시장 육성사업단



지난 27일 서울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2시간 40분 가량 달리자 ‘생태도시’, ‘내일러의 성지’ 등 다양한 수식어를 가진 순천에 도착했다. ‘내일러’란 코레일이 만 27세 이하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내일로 패스 이용자들을 뜻하는 말로, 순천은 다양한 관광지와 맛집 등을 갖추고 있어 젊은이들 사이에 꼭 방문해야 할 장소로 통한다. 순천역에서 15분 가량 걸어가자 ‘정원의 도시 순천 아랫장’이라는 팻말이 나왔다.

순천시 풍덕동에 자리한 아랫장은 매달 끝자리가 2와 7로 끝나는 날에만 열리는 5일장으로, 5일장 중에서도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 1949년부터 상인들이 이곳에서 장사를 시작하면서 시장으로서의 기반을 차츰 갖추었으며, 지난 1977년 상가를 건립하고 상인들이 입주하면서 8월 23일 정식으로 개설됐다. 부지면적만 2만9,621㎡(약 8,960평)에 달하며 영업 중인 점포와 노점은 각각 200여개와 1,400여개에 달한다.

이처럼 긴 역사와 규모 때문인지 이날 기자의 머릿속에 떠오른 첫 이미지는 ‘이게 진정한 재래시장’이었다.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진 시장의 경우 지나치게 상업화돼 재래시장의 느낌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인데, 이곳은 수많은 노점과 농산물, 수산물, 축산물, 약재, 잡화 등 다양한 품목이 어우러져 재래시장의 고유한 느낌을 간직하고 있었다. 곳곳에서는 상인들이 구수한 사투리로 호객 행위를 하거나 손님과 대화를 나누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남자친구와 함께 3주째 한국을 여행 중이라는 프랑스인 엠마 엘리사드 씨는 “숙소가 아랫장과 가까워 근처에 가 볼 만한 곳들을 찾다가 방문했다”며 “시장의 규모가 매우 큰데다 신선한 채소와 생선 등 다양한 품목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어 흥미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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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비교적 이른 시간인 오후 12시부터 각지에서 찾아온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다 보니 순천 외에도 구례와 곡성, 보성, 화순, 고흥, 광양, 여수 등 다양한 지역의 시민들도 찾아서다. 이들을 위해 아랫장은 보증금 1만원을 받고 장바구니 캐리어를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다. 수산물을 판매하는 한 노점상인은 “관광객들은 주로 오후나 저녁에 아랫장을 많이 찾고 이른 오후에는 광양이나 구례 등 다른 지역의 상인이 더 많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이 같은 인기 때문인지 점심시간을 넘긴 오후 1시경에 찾은 아랫장 인근의 한 국밥집에는 빈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장세은 순천시아랫장 지역선도시장 육성사업단 기획실장은 “오늘은 인근에서 열리는 ‘2019 순천푸드앤아트 페스티벌’ 때문에 방문객이 적은 편”이라며 “평소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고 설명했다.

지난 27일 순천시 풍덕동에 자리한 아랫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김연하기자지난 27일 순천시 풍덕동에 자리한 아랫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김연하기자


순천시는 아랫장을 순천의 대표 명소로 만들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3년간은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는 ‘지역선도시장’으로 선정,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문화관광형시장이란 지역의 역사와 문화, 관광자원 등과 연계된 관광과 쇼핑이 가능한 시장을, 지역선도시장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 관광자원을 연계하고 지역사회 상생 협력을 통해 지역 내 거점시장으로의 성장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총 217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타워를 완공했으며, 지난 2015년 12월부터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야시장을 열고 있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열리는 야시장은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것은 물론 관광객들이 지역 가수들과 댄스팀 등의 다양한 공연도 관람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공연도 펼치고 있어 관광객 사이에서 반드시 가야 하는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황형하 순천시아랫장 지역선도시장 육성사업단 사업단장은 “과거 순천은 둘러볼 관광지는 많지만 밤에 즐길만한 거리가 없어 대부분의 관광객이 숙박의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는 곳이었다”며 “야시장과 다양한 공연 덕분에 이제는 많은 관광객이 체류하면서 순천의 밤을 즐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랫장에서 먹거리와 공연, 쇼핑을 즐겼다면 차로 5~10분 거리에 있는 순천만국가정원과 철도관사마을, 죽도봉팔각정을 방문하는 것도 좋다”며 “이 밖에도 순천만습지와 낙안읍성 등 다양한 곳들을 방문하면 ‘생태도시’로서의 순천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순천시 풍덕동에 자리한 아랫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김연하기자지난 27일 순천시 풍덕동에 자리한 아랫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김연하기자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진흥공단은 오는 10월 2~20일까지 장날과 야시장 날에 맞춰 총 9일간 ‘순천 아랫장 갈대소리 가을축제’를 연다. 이 기간 동안 아랫장에서는 더욱 다채로운 내용의 문화예술공연과 제기차기와 팔씨름 등 전통놀이와 결합한 경품행사 등이 펼쳐진다. 경품행사의 경우 하루에 약 20명의 우승자를 선발하며, 이들에게는 다양한 생필품을 지급할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작지만 가치 있는 소상공인제품과 전통시장 이용 촉진을 위한 ‘가치삽시다!’ 캠페인 문화가 전 국민에게 확산될 수 있도록 이번 축제기간 동안 전통시장을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순천=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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