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m 높이의 불기둥이 치솟는 큰 폭발을 수반한 울산 염포부두 선박화재가 18시간 30분 만에 진압됐다.
소방청은 29일 오전 5시 25분 울산 동구 방어동 염포부두에서 발생한 선박화재가 완전 진압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전날 오전 10시 51분 케이맨 제도 석유제품운반선인 ‘스톨트 그로이란드’ 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선박은 2만5,881톤 급으로 석유화학기초 원료인 스티렌모노머 5.2톤 등 2만3,000톤 규모의 30여 종의 물질이 실려 있었다. 화재 발생 당시 버섯구름 모양의 불기둥이 솟구쳤고 화재는 화물을 옮겨싣고 있던 6,583톤 급의 바우달리안호로 옮겨 붙었다. 소방청에 따르면 중상 1명을 포함해 모두 18명이 다쳤다. 소방관 2명과 해양경찰 5명도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원인 규명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화염은 없는 상태지만 선박에 화학물질이 많아 연기가 다량 발생해 소방 당국은 배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위험 물질을 완전히 제거한 것을 확인한 뒤 조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도 “29일 합동 감식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접근이 상대적으로 쉬운 바우달리안호부터 조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해경은 스톨트 그로이란드호가 바우달리안호로 석유제품 일부를 이송할 준비를 하던 중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은 스톨트 그로이란드호가 어떤 이송 준비 작업을 했는지와 이 배에서 일어난 폭발이 바우달리안호 퍼지 작업(육지에서 질소를 공급받아 배관 찌꺼기를 청소)과 연관성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재현기자 울산=장지승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