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중소벤처기업의 기술 및 수출 독립전략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지난 8월 말 미국의 회원제 창고형 유통회사인 코스트코의 중국 매장 오픈 소식은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미중 갈등 속에서도 첫날 약 1만~2만명의 인파가 몰린 광경이 전 세계 매스컴으로 중계됐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14억명 소비시장의 파워를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시장 철수를 촉구하며 중국인의 반감을 샀지만 코스트코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중국 진출의 첫 관문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지난 5년간 알리바바와 계약하고 자사 브랜드를 홍보하면서 착실하게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해온 덕분이다.


단일 제품인 ‘새우냉동볶음밥’으로 한국 코스트코 매출 1위를 달성해 유명세를 탄 전북 김제의 농업회사법인 한우물의 해외진출도 장기간의 준비 끝에 성공했다. 오는 2023년까지 미국 글루텐프리 식품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6%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우물은 이러한 트렌드를 읽고 국제식품안전(SQF) 인증을 획득하는 등 해외진출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 결과 한우물은 지난해 미국 코스트코 본사의 협력업체로 지정돼 전 세계 코스트코에 납품하고 있다. 2008년부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정책자금과 마케팅·컨설팅 등 지원을 받아 10년 만에 매출 7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식품회사로 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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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들은 3조억달러 규모, 연평균 20%의 고성장세가 전망되는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을 통해 해외진출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중진공의 ‘고비즈코리아’는 상품 등록부터 결제, 간이수출신고 및 해외배송까지 중소벤처기업의 수출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덕분에 현재 약 23만명의 해외 바이어, 6만개 기업의 23만여개 제품이 등록된 온라인 수출 통합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중진공은 올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 티몰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티몰에 플래그십스토어 ‘I’m Startice관’을 열었다. 중소벤처기업의 우수 상품을 소싱하고 11월 광군절, 12월 크리스마스 등을 연계한 홍보·마케팅을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일본의 수출보복에 따른 위기를 극복한 후에도 다른 국가와의 무역전쟁은 언제든지 다시 시작될 수 있다. 부품·소재, 드론, 로봇 등 혁신산업 분야 중소벤처기업의 기술 독립육성이 중요한 이유다. 이와 함께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핀테크, 전기·자율 미래차, 신재생에너지, 농생명바이오, 항공부품 서비스 등 미래 신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월드클래스 기업을 발굴·육성해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들이 중진공의 글로벌 플랫폼을 타고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해 더 많은 성공사례가 나올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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