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기약없는 '로또 청약'에...과천 전셋값 석달새 5%↑

김현미 장관 분양가 문제 제기에

지식정보타운 공급 일정 오리무중

당첨 노린 신규 세입자 등 늘어

결국 예비청약자들만 피해 우려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 84.9㎡는 지난 6일 8억 6,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성사됐다. 해당 면적이 지난 5월 6억 8,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4달 새 전셋값이 2억원 가량 올랐다. 인근 M 공인중개사 대표는 “래미안슈르 전용 84㎡의 경우 현재 8억 6,000만~8억 8,000만원 선에서 계약이 성사되고 있다”며 “수요가 이어지면서 전세가도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과천시 전세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로또 분양으로 평가받는 지식정보타운의 분양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 것이 주 요인이다. 1년 이상 거주자 우선 배정 물량을 노리고 신규 수요자들이 전세시장에 계속 유입되고, 기존 세입자들은 눌러앉으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결국 예비 청약자들만 더 피해를 보고 있다. 지식정보타운 분양은 공공택지 분양가에 문제를 제기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발언 후 아직도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 과천 전셋값, 3개월간 5% 상승 = 별양동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 전용 59.69㎡도 지난달 8억 2,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7월(7억 4,000만원)보다 8,000만원 뛰었다. 별양동 주공5단지 전용 103.64㎡는 지난 5월 6억∼7억원 선이던 전셋값이 현재 7억 5,000만원으로 상승하는 등 전역에 걸쳐 전셋값이 뛰고 있다.


통계로 봐도 전세가 상승률이 눈에 확 띈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월 기준으로 지난 7월부터 3개월 간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월 1일부터 9월 23일까지 아파트 전세가는 무려 4.90% 올랐다. 상승 폭은 이 기간 동안 전국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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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청약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이곳에는 로또 분양인 지식정보타운이 분양을 대기하고 있다. 여기에 3기 신도시(과천지구) 등 공공택지 분양 물량도 예정돼 있다. 과천시 1순위로 청약하기 위해서는 1년 이상 거주 요건을 채워야 해 전세로 거주하면서 청약 당첨을 노려보겠다는 수요가 많은 것. 지식정보타운 물량은 과천 1년 이상 거주자에게 전체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한다.

◇ 기약 없는 지식정보타운 분양 = 이런 가운데 지식정보타운의 분양 일정은 더 오리무중이다. 이곳에서 공급예정인 ‘과천제이드자이’와 ‘푸르지오벨라르테’의 경우 분양 일정이 무기한 연기될 전망이다. 과천제이드자이는 10월 중에 분양 가능성도 나왔지만 쉽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토지공사(LH) 관계자는 “분양가를 놓고 의견 차이가 큰 상황”이라며 “언제 분양할지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푸르지오벨라르테 또한 대우건설 컨소시엄 등이 낮은 분양가에 반발하며 ‘임대 후 분양’을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적극 고려 중이다. 정부나 지자체 등은 분양가를 3.3㎡당 2,000만원대 초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 등은 이 가격으로는 수익성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이 펼쳐진 것은 올 상반기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분양가가 비싸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후 분양 진행은 현재까지 ‘올 스톱’ 상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천은 1순위 통장이 공급 물량에 비해 적은 편”이라며 “여기에 세대주 등 요건을 갖춘 통장은 더더욱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천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사람들은 청약하기 위한 경우가 상당수”라고 덧붙였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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