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올 상반기 지주사와 사업회사들의 호실적을 기반으로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목표 달성에 파란불이 켜졌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후 책임경영과 독립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기반으로 주력 제품이 신규 시장으로 확대되고 신성장 동력들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면서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 2·4분기 매출액 9,410억원, 영업이익 1,04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27.1%, 156.6% 늘었다. 지주사인 효성의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은 자회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ATM 세계 2위 제조사로 금융화전문기기 자회사인 효성티엔에스의 실적이 눈부셨다. 효성티엔에스는 2분기 역대 분기 최고 실적인 매출 2,618억원, 영업이익 384억원을 달성했다. 효성 관계자는 “해외 자회사와 법인들도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사업회사 수익성이 확대된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분할된 4개 사업 회사의 실적도 크게 나아졌다. 효성티앤씨(298020)는 상반기 매출 2조9,417억원, 영업이익 1,4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 27% 증가했다. 특히 섬유 사업 부문에서 주력 제품인 스판덱스 판매량 증가로 매출이 확대됐고 원료가격이 안정화되면서 수익도 늘었다.
효성중공업(298040)도 상반기 매출 2조96억원, 영업이익 81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22%, 14% 확대됐다. 중공업 부문은 초고압변압기 출고가 늘어나는 등 계절적 성수기에 따른 매출 증가로 흑자 전환했고 기전 부문 역시 석유화학 장치 산업 증설에 따라 고압 전동기 매출이 늘면서 흑자 전환했다.
효성첨단소재(298050)는 상반기에 매출 1조5,939억원, 영업이익 1,020억원을 달성했다. 타이어보강재 부문에서 원료 가격 안정화로 전년 대비 수익이 개선됐으며 산업용사 부문에서도 폴리에스터 에어백 시장의 고성장에 따라 매출과 수익이 늘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타이어코드 수요는 안정적으로 3% 안팎의 성장이 예상되며 탄소섬유도 내년에는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며 “올해 실적도 전년 대비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효성화학(298000)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파이프용 폴리프로필렌 수요 증가와 신규 필름 제품 판매 확대가 어우러지면서 상반기 매출 9,395억원, 영업이익 746억원의 탄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도 3분기 실적 전망치가 지난해 실적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43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효성의 올 3분기 컨센서스가 665억원으로 50% 이상 상향됐으며 효성티앤씨(611억원→828억원), 효성중공업(319억원→360억원), 효성첨단소재(319억원→494억원), 효성화학(363억원→546억원) 등도 개선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효성그룹 안팎에서는 올해 영업이익이 3년 만에 1조원을 다시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되기 전 효성은 현재의 4개 자회사를 사업부문(PG)으로 나눠 사업을 추진했고 2016년 사상 첫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바 있다. 증권가 전망대로라면 올해 효성 5개사의 영업이익 합계 추정치는 1조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실적 개선에 만족하지 않고 효성과 사업 자회사들은 하반기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 확대에 나서고 있다. 우선 효성중공업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을 육성하고 수소충전소 사업을 강화해 수익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코드 원료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는데다 아라미드와 탄소섬유 부문에서의 수익성 추가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탄소섬유는 정부의 ‘소재·부품·장비’ 지원 방침에 힘입어 8월 전북 전주 탄소섬유공장에서 ‘탄소섬유 신규쿠자 협약식’을 열어 2028년까지 1조원 규모의 탄소섬유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연산 2,000톤 규모의 공장을 연산 2만4,000톤 규모의 세계 최대 단일 공장으로 확대하고 내년 2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효성화학은 연말 베트남 연산 30만톤 규모의 폴리프로필렌(PP) 공장을 가동하며 내년에는 추가로 30만톤 규모의 증설을 예정하고 있다. 효성화학은 베트남 PP 공장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효성 관계자는 “전체 매출의 80%가 수출에서 이뤄지는 만큼 글로벌 신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주요 거점 시장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고객 요구에 맞게끔 지속적이고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품질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