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오피스 빌딩 시장이 과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년 파크원을 필두로 대형 신규 오피스 공급이 다수 예정돼 있음에도 거래가 될 때 마다 역대 최고가를 써가고 있다. 수요와 공급이 아닌 외부 변수가 영향을 주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7일 부동산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여의도 빌딩 매각 가격은 한 달 만에 또 최고가를 기록했다. 주인공은 삼성생명 여의도 빌딩.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BNK자산운용은 3.3㎡(1평)당 2,300만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연면적(3만648㎡)을 고려하면 인수가는 2,700억원에 이른다. 당초 관련 업계에서는 해당 건물이 평당 1,800만~1,900만원대에 거래될 것으로 봤다. 예상가보다 40% 가까이 웃돈을 주고 품은 셈이다.
앞서 여의도에서 거래된 최고가 빌딩 시세는 평당 2,200만원이었다. 7월 베스티스자산운용이 인수한 메리츠화재빌딩(1,200억원)이 주인공이었다. 여의도 최고가인 SK증권 빌딩(평당 2,060만원)을 1년여 만에 넘어서 주목 받았다. 지난달 9일 우협을 선정한 유수홀딩스 빌딩(구 한진해운 빌딩)도 평당 2,200만원(인수가 3,300억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한 달 만에 평당 100만원이 급등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여의도 오피스 빌딩이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아닌 외부 변수에 의해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BNK자산운용이 인수한 삼성생명 여의도 빌딩은 김지완 BNK지주 회장 부임 후 서울 사옥 마련 위해 ‘반드시 가져온다’는 의지로 최고가를 써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메리츠화재빌딩이나 유슈홀딩스 빌딩은 인수자들이 여의도 금융특구 변경 기대감에 분양형 사업을 추진하려 고가에 인수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BNK자산운용은 대체투자 개념으로 현재 건물을 인수하기 위한 펀드를 조성할 예정인데 인수가가 높아 수익성을 맞출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향후 여의도 파크원 등 대규모 신규 오피스 공급으로 임차인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주요 오피스들은 수익률 유지하기 쉽지 않다. 여의도에서는 파크원(11만평)을 비롯해KB금융타운(2만평), 우체국 빌딩(2만평), 사학연금 재건축(4만2,975평) 등 다수의 대형 오피스 공급이 준비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입찰이 진행될수록 가격이 높아져 다들 우려하는 목소리”라며 “시장이 과열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