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의 한 양돈 농장에서 접수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음성’으로 판명 나면서 충남지역 양돈 농민들은 다시 한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번 의심 신고는 전국 최대 양돈 밀집단지인 충남에서 1주일 사이에 두 번째로 접수된 것인데다 신고 농장이 ‘축산 1번지’ 인근이어서 또다시 방역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6일 충남도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보령시 천북면 한 농장에서 돼지 7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결과 ASF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에는 1,227개 농가가 240만 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돼지 사육 두수가 가장 많다. 앞서 1주일 전인 지난달 29일에는 홍성군 도축장에서 도축 대기 중이던 돼지 19마리가 폐사해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했으나 ASF가 아닌 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판명되기도 했다. 보령시 관계자는 “추가 검사가 필요하지만 흉막폐렴 등 호흡기 계통의 질병이 폐사 원인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정해 본다”고 설명했다.
양성 판정이 났을 경우 의심 신고 농장을 비롯해 많게는 반경 3㎞ 이내 45개 농가에서 기르는 10만 7,000 마리 돼지를 살처분해야 할 위기였다. 특히 천북면 농장은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돼지 사육두수가 58만 5,000마리로 가장 많은 홍성군 바로 코앞이라 국내 양돈산업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이번 음성 판정 소식을 들은 양돈 농민들은 다시 한번 안도했다. 마을 입구마다 설치한 소독 시설을 지키며 ‘철통방역’에 힘써왔던 터라 안도감은 더 컸다. 노균호 양돈협회 보령시지부장은 “충남에서 ASF 양성 판정이 났다면 그건 ASF가 전국으로 확산된다는 의미”라며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앞으로도 소독을 강화하고 농장 근로자들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충남도는 폐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병성감정을 벌이고, 도내 거점소독시설 24곳과 양돈 밀집단지와 역학 농가 앞 이동통제초소 159곳에 대한 외부인 출입 제한을 강화할 계획이다. 교차 오염을 막기 위해 경기·인천·강원지역에서 사육된 소 반입, 충남지역 소 반출 금지 조치도 당분간 유지된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