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180만 연체자에 '채무조정 협상권' 준다

2021년 시행…도덕적 해이 우려도

180만명에 달하는 개인 연체채무자가 금융사에 개별적으로 채무조정 협상을 요청할 길이 열린다. 그간 일률적인 연체채권 관리 규제가 채무자의 재기 지원을 저해하고 결과적으로 채권회수율 개선에도 기여하지 못한다고 당국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 등 이번 채무조정 체계 개선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관련기사 8면

금융위원회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손병두 부위원장 주재로 ‘개인 연체채권 관리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비자신용법 제정 방향을 밝혔다. 제정안은 대출계약 체결단계까지만 규율하는 현행 대부업법을 연체 발생 이후 처리절차 등 대출 전 단계를 포괄할 수 있도록 확대 개편하는 것이다. 오는 12월까지 운영되는 TF는 내년 1·4분기 중 구체안을 발표하고 2021년 하반기 중 제정안 시행을 목표로 한다.


우선 연체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채무조정 협상을 요청하는 경우 채권자에게 이에 응할 절차적 의무를 부여한다. 채무조정 협상 기간 중에는 채권자의 추심이 금지되고 채무조정 여부·정도 등도 채권자와 채무자가 협의해 결정하게 된다. 또 원활한 채무조정 협상 진행을 위해 채무자 편에서 채무조정 협상을 돕는 채무조정서비스업도 신규 도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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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기한 이익 상실 이후 전체 연체이자가 대출 원금을 넘기지 못하는 방식으로 과도한 채무 부담 증가를 막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소멸시효를 기계적으로 연장하는 관행도 손을 본다. ‘원칙적 연장, 예외적 소멸’을 ‘원칙적 소멸, 예외적 연장’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동안 금융사들은 5년인 소멸시효를 법원의 지급명령 절차를 통해 10년씩 관행적으로 연장해왔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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