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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학회 “실명 예방 위해 국가건강검진에 안저검사 추가를”

40세이상 13% 황반변성 있고

당뇨환자 20% 망막병증 동반

몰라서 노화로 오해·방치 흔해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백내장,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환자의 시야 이미지. /사진제공=누네안과병원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백내장,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환자의 시야 이미지. /사진제공=누네안과병원



대한안과학회가 3대 실명(失明)질환인 황반변성·녹내장·당뇨망막병증을 조기에 발견·치료하기 위해 ‘안저검사’를 국가건강검진으로 시행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학회는 10일 ‘세계 눈의 날’(10월 둘째주 목요일)을 맞아 ‘100세시대 실명 예방, 안저검사로 빠르고 쉽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같이 제안했다.


학회는 “인구 고령화로 3대 실명질환 같은 눈질환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려면 망막·망막혈관·시신경 등에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안저검사를 국가건강검진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저검사는 안저 카메라로 눈 속의 유리체, 망막, 맥락막, 시신경유두와 혈관 등의 상태를 확인한다. 녹내장, 황반변성, 당뇨·고혈압 망막병증, 망막혈관질환 등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대부분의 안과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학회가 질병관리본부와 공동조사했더니 ▶40세 이상 성인의 13.4%에서 황반변성, 3.4%에서 녹내장이 ▶당뇨병 환자의 19.6%에서 당뇨망막병증이 관찰됐다. 특히 황반변성은 70세 이상에서 4명당 1명꼴로 관찰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 분석에 따르면 노화와 관련이 깊은 황반변성·녹내장의 2015년 유병률은 10년 전의 2배로 늘어났다. 두 질환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인지율(황반변성 3.5%, 녹내장 25.8%)이 낮아 시력저하가 생겨도 노화로 오해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기검진을 통해 문제가 생겼는지 여부를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

박성표 학회 홍보이사(한림대강동성심병원 교수)는 “녹내장과 황반변성의 사회적 비용은 각각 연간 약 3조원, 7,000억원으로 추산된다”며 “약 8,500원 하는 안저검사를 국가건강검진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기호 이사장(서울대병원 교수)은 “1초 안팎이면 가능한 안저촬영은 당뇨망막병증·황반변성·녹내장을 조기 발견해 실명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며 “치매국가책임제처럼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노인성 안질환에 대해서도 국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반변성 의심환자가 안저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김안과병원황반변성 의심환자가 안저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김안과병원


황반변성은 시세포가 몰려 있는 망막 중심부(황반)가 손상·변성돼 심각한 시력감퇴와 실명을 유발한다. 건강보험 진료인원이 2014년 약 10만1,700명에서 지난해 17만7,400명으로 74% 증가했다. 10명 중 6명이 60~70대이고 80세 이상과 50대 이하가 각각 2명꼴이다.


황반변성은 노화와 관련이 있으며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 건성과 습성으로 나뉘는데 건성은 노화 등으로 망막 아래에 노폐물(드루젠)이 쌓여 시세포로의 산소·영양분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시세포들이 서서히 파괴된다. 실명 수준으로 시력이 저하되는 경우는 전체의 5%에 불과하지만 실명하지 않아도 시야가 어두침침하고 독서가 힘들어지는 등 많은 불편을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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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성은 건성 황반변성, 당뇨병 등으로 인해 망막 혈관층(맥락막)~시세포 혈관이 제 기능을 못하자 정상적인 혈관벽 구조를 갖추지 못한 신생혈관들이 마구 생겨나고 터져서 발생한다. 시세포·시신경 등이 신생혈관들로 인해 우그러지거나 터진 신생혈관의 피·삼출물로 오염돼 염증·부종이 만성화되면 급격한 시력저하, 직선이 구부러져 보이는 변형시, 시야 일부가 가려져 보이는 암점(暗點) 등이 나타난다. 진행속도가 빠르고 한 번 손상된 시세포는 회복이 어렵다.

높은 안압으로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점점 좁아지다가 시력상실까지 이르는 녹내장은 시력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치료시기를 놓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뇨 환자의 70%에서 발생하는 당뇨망막병증도 황반부를 침범하면 심한 시력저하가 나타난다. 그러나 상당히 진행된 망막병증도 황반부를 침범하지 않으면 시력이 유지되기 때문에 시력만으로 증상의 정도를 알기 어렵다.


◇100세 시대, 눈 건강 5대 수칙

1. 야외활동시 모자나 자외선차단 선글라스·안경을 쓴다.

2. 과도한 스마트폰·컴퓨터 사용을 자제한다.

3. 40세 이상은 정기적으로 눈 검사를 받는다.

4. 금연하고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을 꾸준히 치료한다.

5. 작업·운동시 적절한 안전보호장구를 착용한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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