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주요 야당들이 보리스 존슨 총리가 유럽연합(EU)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에 이르더라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13일(현지시간) 스카이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존슨 총리가 체결한 어떤 브렉시트 합의안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이른바 ‘안전장치’(backstop)의 대안으로 ‘4년간 두 개의 국경’을 뼈대로 하는 대안을 지난 2일 EU에 제시했다. EU가 수용 의사를 나타내지 않음에 따라 존슨 총리는 다시 북아일랜드에 ‘두 개의 관세체계’를 동시에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수정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아일랜드는 법적으로는 영국의 관세체계를 적용하되 실질적으로는 EU 관세동맹 안에 남기자는 것이다.
코빈 대표는 이같은 수정안을 토대로 영국과 EU가 합의에 이르면 지지할지를 묻자 “만약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 자체가 아니라 아일랜드해를 사이에 두고 국경이 세워진다면 이는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빈 대표는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포함해 여러 대안을 놓고 제2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구상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노동당뿐만 아니라 의회에 있는 많은 의원이 (제2 국민투표를 개최하면) 진정으로 동의하지 않는 안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빈 대표는 노동당이 언제든지 총선을 치를 준비가 돼 있다며 크리스마스 이전에 총선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다른 정당과 협정을 맺고 연정을 탄생시킬 가능성은 배제했다.
조 스윈슨 자유민주당 대표 역시 이날 스카이 뉴스에 출연해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수정안을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어떤 합의든 간에 제2 국민투표에서 결정돼야 하며 자유민주당은 국민투표에서 EU 잔류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윈슨 대표는 영국이 EU와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코빈 대표를 임시 총리로 내세우는 방안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명백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