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튿날인 15일 “진영 논리에 갇혀 내 사람만 뽑으면 (국가에) 망조가 든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작심하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관련기사 5·6면
김 전 의장은 이날 서울시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 서울경제 라운드테이블’ 강연에서 “(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가운데 소통을 가장 게을리하는 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의장은 “조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며 “제대로 민심을 전달하는 사람이 (문 대통령) 주변에 있었다면 조국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한쪽 의견만 듣고 일방적 국정운영에 나섰으나 청와대는 물론 여당에서도 바른말을 하는 이들이 없어 조 전 장관을 두고 국론이 극명히 갈리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개탄했다.
김 전 의장은 “조국 사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문 대통령이 바른 소리를 하는 사람을 찾아가 만나고, 이들의 의견을 (국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그는 “한쪽 의견에만 귀 기울이는 것은 국민의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대통령 임기가 반환점을 돈 만큼 이제라도 바른 소리를 하는 인재를 등용하기 위해 여러 사람과 접촉하는 등 문호를 넓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전 의장은 본인의 저서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에 등장하는 오스만 제국 술탄 메흐메트 2세를 예로 들며 소통과 고른 인재 등용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메흐메트 2세는 유럽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동로마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킨 인물. 당시 전쟁 승리를 위해 해군 총사령관으로 본국이 아닌 불가리아 출신을 기용하는 등 각국 인재를 중용했다. 김 전 의장은 “(다른 나라를) 정복한 국가들을 보면 국적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썼다”며 “편 가르기는 국가를 망하게 한다”면서 현 정부가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한 데 따라 대한민국이 찬반으로 두 동강 나는 등 국론 분열을 자초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