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민주당에서는 세대교체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찰개혁특위 전문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20~30대 국회의원이 최소 20명만 넘으면 정말 그들(청년)을 제대로 대변하고 대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너무 소수가 들어와 있어 힘을 못 쓴다. 20명 이상만 되면 한국 정치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 15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민주당 내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는 “초선 의원 중에도 불출마 결심을 하신 분들이 제법 있다. 이제 공개적으로 곧 밝히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미 ‘386 물갈이론’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내 대표적인 86세대(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인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총선 불출마설에 휩싸인 것이다. 유 부총리와 김 장관은 즉각 부인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한동안 ‘386 교체론이 의도적으로 흘러나온 게 아니냐’는 얘기가 오갔다. 민주당은 청년인재 영입으로 386 논란을 돌파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청년·여성·장애인에게 10~25%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경선 규칙을 결정하며 젊은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당 역시 세대교체론이 총선을 앞두고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학재 한국당 의원은 2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포스트 586’에 대해 묻는 질문에 “새로운 인물 영입”이라고 답했다. 그는 “집권세력과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활동공간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총선 공천 파동과 최순실 국정농단, 탄핵, 보수 분열, 이 몰락의 길 위에서 진심으로 사죄하지 않았다”며 “처절하게 성찰하고 참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비례대표 당선권의 절반 이상은 30~40대로 채워야 한다”는 뜻을 당 지도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낡은 정당이라는 인식을 타파하고 젊은 이미지를 부각해야 한다는 의도다. 한국당은 공천심사 시 30대 후보자에게 30~40%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규칙을 확정한 가운데 20명 전후로 신진 인사 중심의 1차 인재 영입 명단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