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방송·연예

주인공 똑닮은 SNS 실시간 운영…드라마, 곧 현실이 되다 [비하인드 더 드라마]

■ 국내 첫 멀티채널 웹드라마 '스펑크'

이승윤 수호미디어 대표

"웹드라마 확장성 주목…1020 입소문 기대"

박정례 감독

"노르웨이 '스캄' 참고…전에 없던 도전 할것"

화요일 오후 11시 23분 동영상이 업로드 돼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주는 스펑크의 ‘리얼타임’ 클립. /사진=스펑크 캡처화요일 오후 11시 23분 동영상이 업로드 돼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주는 스펑크의 ‘리얼타임’ 클립. /사진=스펑크 캡처



10대들은 TV에서 멀어졌지만 대신 유튜브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10분 남짓의 ‘웹드라마’로 눈을 돌렸다. ‘에이틴’ ‘연플리’는 10대부터 20대 초반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웹드라마다. 10~20대 코드에 맞춘 연애·우정 이야기를 다루는 웹드라마 수도 급격히 늘었다. 이처럼 본격적인 전성기를 누리기 시작한 웹드라마 시장에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담은 드라마 한 편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드라마 뒤편의 제작 이야기를 들어보는 ‘비하인드 더 드라마’의 두 번째 주인공으로 새로운 웹드라마를 선보인 수호미디어의 이승윤 대표와 박정례 감독을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10년 넘게 합을 맞춰 다큐멘터리를 주로 제작해왔던 두 사람 은 “그동안 드라마를 하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한계로 하지 못했다”면서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가득한 웹드라마 판에서 이전에 없던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수호미디어 이승윤 대표. /사진제공=수호미디어수호미디어 이승윤 대표. /사진제공=수호미디어


두 사람은 국내 최초 멀티채널 드라마인 ‘스펑크(SPUNK)’를 제작해 지난 8일 첫 클립을 선보였다. 멀티채널 웹드라마란 단순히 드라마에서 이야기를 그치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들을 현실화해 드라마와 소셜미디어가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스토리텔링 구조를 갖는다. 크리샤 츄와 아이돌 그룹 핫샷의 멤버 김티모테오가 출연해 노래와 춤을 기반으로 이끌어 가는 웹드라마 스펑크에는 새로운 시도가 가득하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성격이 그대로 녹아든 인스타그램 계정을 실제로 운영해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박 감독은 “3개월 전부터 드라마에 등장하는 8명의 캐릭터의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개설하고 실제로 캐릭터성을 부여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펑크는 또 사전공지 없이 몇 분 단위의 클립을 유튜브 채널에 올린 후, 그것을 묶어 하나의 본편 영상으로 내보내는 시스템으로 방영된다. 클립 동영상의 배경인 요일과 시간은 동영상이 공개되는 시간과 같아 마치 실시간으로 사건이 일어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가령 ‘8일 오후 12시’에 업로드 된 클립은 드라마 상에서도 ‘8일 오후 12시’에 벌어진 일들을 보여주는 식이다. 형식을 이해한 팬들은 새롭고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정례 감독. /사진제공=수호미디어박정례 감독. /사진제공=수호미디어


한국에서는 이 같은 시도가 처음이지만 유럽에서는 이미 이러한 형식의 웹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박 감독은 “노르웨이의 ‘스캄’이라는 작품을 참고했는데 매 시즌마다 편견과 관련된 다른 에피소드를 다뤘다는 점이 매력 있었다”며 “여기서 착안해 사랑 이야기에 중점을 둔 기존 한국 웹드라마들과 달리 ‘스펑크’는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 제목인 ‘스펑크’가 작은 용기를 의미하는 것처럼 주인공들이 서로를 통해 용기를 얻어가는 것이 주된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2017 방통위 방송대상 다양성 분야 우수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천하무림기행’의 감독이다. 그가 다큐멘터리에 머무르지 않고 도전에 나선 데는 이 대표의 공감과 지원이 컸다. 작품의 질과 제작 단가 등이 상향 평준화 되고 있는 드라마 시장에서 중소 제작사가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이 대표는 가능성을 중시했다. 그는 “앞서 잘된 작품을 보면 웹드라마가 TV나 극장까지 확장하기도 한다”며 “웹드라마의 주요 시청자인 10대, 고등학생들은 친구들이 보면 따라서 보게 되는 확장성이 있는 만큼 재미있는 작품은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대표는 앞으로도 웹드라마 시장에서의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는 “기존에 해 온 다큐멘터리도 꾸준히 제작하겠지만 시장 수요에만 맞추지 않는 다른 웹드라마 장르를 만들고 싶다”면서 “10~20대뿐만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이 웹드라마를 즐길 수 있도록 드라마를 통해 사람에 대한 이야기, 성장과 변화·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