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난입해 농성을 벌인 대학생 진보단체 회원 9명에 대해 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20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19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주거침입) 등 혐의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 19명 중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간의 불법행위 전력, 당일 범행 가담 또는 주도한 정도와 일부 피의자들의 경우 공무집행을 방해한 점 등을 고려해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남은 10명에 대해서는 석방한 후 불구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와 함께 미국 대사관측과 협의를 통해 대사관저 경비 강화대책을 마련했다. 의경 2개 소대였던 기존 경비 인력을 경찰관 1개 중대를 추가하고 경력 배치 규모는 추후 상황에 따라 증감배치하기로 했다. 또 대사관저 안전과 신변 보호 강화를 위해 미 대사관측과 핫라인을 구축해 관련 상황을 공유하고 대사관저 침입 등 상황이 발생하면 경비인력 투입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이 밖에 기습시위 징후 조기 감지를 위한 경찰 내부 체계 구축과 함께 사디리와 밧줄 등 월담 수단별 차단 방안을 마련하고, 대사관측과 협의해 보안시설 강화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대진연 회원들은 18일 오후 2시 50분께 사다리를 이용해 서울 중구 덕수궁 옆 주한 미국 대사관저 담을 넘어 마당에 진입했다. 이들은 ‘미군 지원금 5배 증액 요구 해리스는 이 땅을 떠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 들고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반대한다고 외쳤다.
경찰은 대사관저에 무단 침입한 17명과 침입을 시도한 2명을 각각 건조물침입과 건조물침입 미수 혐의로 체포해 서울 남대문경찰서와 노원경찰서, 종암경찰서 등으로 연행했다. 경찰은 체포된 피의자들 외에도 여타 공범 및 불법행위를 배후에서 지시한 자들은 없는지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해 엄정하게 사법처리할 예정이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