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3조 ‘슈퍼 예산’ 힘겨루기 전망
與 “원안사수” vs 野 “대폭삭감”
다음 달 29일 의결→본회의
국회가 오는 22일 본격적인 예산 전쟁에 돌입한다. 내년도 예산안은 사상 처음 500조원을 초과한 ‘슈퍼예산’으로, 재정 확장을 놓고 여야의 팽팽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다음 주 시정 연설과 내년도 예산안 공청회를 여는 데 이어 28∼29일 종합정책질의, 30일과 11월 4일 경제부처 예산 심사, 11월 5∼6일 비경제부처 예산심사를 벌인다. 이와 함께 국회 각 상임위원회도 소관 부처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진행한다. 내년도 예산안의 감·증액을 심사할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는 11월 11일부터 활동에 들어간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예결위 간사는 11월 29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내년도 예산안의 본회의 처리 법정시한은 12월 2일이다.
내달 말까지 이어질 여야 예산전쟁에서 최대 쟁점은 역시 일자리 예산과 남북협력기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일자리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인 25조 7,697억 원으로, 올해(21조 2,374억 원)보다 21.3% 증가했다. 민주당은 어려운 경기상황에서 서민 생활의 근간인 일자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반드시 원안을 지켜내겠다는 생각이다.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은 지난달 6일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됐을 때부터 일자리 예산에 대한 큰 폭의 삭감을 예고했다. 고용 창출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일자리 예산은 그야말로 청년층·노년층 등을 향한 ‘퍼주기 예산’이라며 불필요한 예산 항목은 철저히 걸러내겠다는 것이다.
남북관계가 소강 국면에 놓인 가운데 올해보다 10.3% 늘어난 남북협력기금(1조 2.200억원)을 놓고도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남북협력기금은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해 온 ‘평화 경제’의 기반을 구축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한 지렛대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역설해 원안 규모를 지켜낼 방침이다.
반면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야당에서는 남북협력기금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전환되지 않는 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며 올해 대비 증액이 아닌 감액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아울러 내년도 보건·복지 분야 예산에는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성격의 ‘눈먼 돈’이 다수 포함됐다고 보고 면밀히 가려내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