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니클로는 대중소기업 상생법을 적용하면 사업조정 대상 점포에 해당한다.”, “(주52시간제 보완대책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 주재 회의때 의견을 개진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행보가 거침이 없다. 일본 유니클로는 불매운동의 대표 브랜드인데다 최근 내보낸 광고가 위안부 문제를 제기한 한국을 조롱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박 장관은 21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니클로는 상생법 상 사업조정 대상 점포에 해당할 수 있다”고 답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형 의류매장 2,000여 개가 자리 잡은 부산 원도심 지역에 유니클로가 조만간 문을 연다”며 “일본 상품에 대한 불매가 심해서 지금은 (우려가) 덜하지만, 유니클로도 상생법 상 사업조정 대상에 포함되는지를 검토한 적이 있나”라는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유니클로는 이달 중 부산 동구 범일 교차로 인근에 문을 열 계획인데, 주변에는 전통시장 4곳이 밀집해 있고 의류전문 도매시장인 평화시장도 인접해 상인들의 민원이 접수되면 ‘상생법 32조’ 적용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상생법 32조의 사업조정 대상 점포로 지정되면 정부는 이해 당사자간 자율협약을 유도하지만 최악의 경우 상생안 도출이 불발되면 사업 개시 시점을 3년 이내로 연기하거나 생산품목, 생산시설 축소 등을 권고할 수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대표 브랜드로 부상한 유니클로에 대해 여차하면 개점시기를 연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민감한 내용이지만, 박 장관은 망설임 없이 “유니클로가 사업조정 대상 점포에 해당할 수 있다”고 즉답한 것이다. 앞서 무소속인 이용주 의원도 문제의 유니클로 광고 영상을 보여주며 “국민 감정과 역사를 부정하는 (유니클로의) 국내 영업에 대해 국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게 아니냐”고 주문하자 박 장관은 “(광고내용에) 굉장히 화가 나는 일”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나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부처와 상의하겠다”고도 했다. 정치인 출신 장관이다 보니 답변이 막힘이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장관은 내년 1월부터 50~299인 미만 중소기업도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서 준비가 부족해 보완대책이 필요하다는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경제장관회의에서) 중기부 장관으로서 대통령에게 의견을 개진했다”고도 밝혔다. 중소기업을 관장하는 주무부처가 보이지 않는다는 논란을 정면 돌파한 것이다. 박 장관은 이어 “(주52시간) 대책은 주무부처에서 발표한다”면서도 “6개월(탄력근로제 6개월)을 하면 상당수 기업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내달 주 52시간제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주 52시간제 6개월 시행 유예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그동안 정부는 탄력근로제 6개월 안의 국회 통과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이는 중소기업계의 요구안에 비해 미흡한 수준이다. 중소기업계는 주 52시간제 계도기간 1년, 탄력근로제 1년안을 요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