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주인 바뀐 롯데손보, 경영정상화 속도전

금융위 JKL 인수 승인 20일만에

대표이사 교체· 3,750억 증자

영업조직 정비 등도 서두를듯

롯데손해보험 사옥 전경.롯데손해보험 사옥 전경.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를 새 주인으로 맞은 롯데손해보험이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멤버 교체에 이어 건전성 지표 개선을 위한 유상증자까지 마치며 경영정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18일 3,7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고 21일 밝혔다. 2일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승인 이후 약 20일 만에 대표이사를 최원진 JKL파트너스 전무로 교체하고 박병원 전 은행연합회장,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등 거물급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데 이어 유상증자까지 속전속결로 마무리한 것이다.


이번 증자는 제3자 배정 방식으로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 인수를 위해 설립한 투자목적법인 빅튜라 외 기존 대주주인 호텔롯데가 지분율 5%에 해당하는 187억5,000만원 규모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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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L파트너스는 책임경영을 분명히 하기 위해 이번 유증을 시가발행 방식으로 진행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보통 증자는 시가 대비 할인된 주가를 기준으로 하는 할인발행 방식으로 진행하지만 소액주주의 지분 희석을 최소화해 소액주주를 보호하고 경영정상화를 통해 적정 주가를 회복하기 위해 시가발행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증자는 내년 시행되는 퇴직연금 리스크의 지급여력비율(RBC) 100% 반영과 오는 2022년 새 국제보험회계제도(IFRS17)·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앞서 건전성 지표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증자 후 롯데손보의 RBC는 194.9% 수준으로 올랐다. 롯데손보는 삼성화재에 이어 퇴직연금 업계 부동의 2위로 퇴직연금 사업의 이익 기여도가 상당하지만 퇴직연금의 신용위험과 시장 위험 반영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지난해를 기점으로 RBC 비율이 당국 권고치(150%)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그러나 이번 증자로 6월 말 대비 RBC가 54.1%포인트 개선되면서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덜게 됐다.

상품 라인업 및 영업조직 정비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내부 정비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사모펀드를 대주주로 맞은 데 대한 시장의 우려가 여전한 만큼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영업 관련 지표의 뚜렷한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롯데손보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 등급을 ‘Baa1’에서 ‘Baa2’로 하향조정했다. 롯데그룹의 품을 떠난 만큼 롯데손보의 사업 및 재무건전성이 약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는 롯데 계열사를 캡티브(내부시장)로 퇴직연금과 일반보험을 전속 판매하며 규모를 키운데다 유상증자와 채권을 발행할 때도 롯데그룹의 지원이 뒷받침됐던 터라 새로운 주인을 맞은 롯데손보가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시장의 우려가 여전하다”며 “향후 제도 변화에 따른 RBC 하락으로 자본확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 수익률을 고려해야 할 사모펀드가 지속적으로 자본을 투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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