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국민들에게 좌절감만 안겨준 연설”이라고 혹평했다.
나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이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아마 국민들께서는 미래가 없다는 점, 내년에 희망이 없다는 점에서 오늘의 연설이 국민들께 더 암울한 연설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면서 “국민의 여러 목소리를 엄중하게 들었다고 했지만, 사과는커녕 합법 운운하며 조국 감싸기가 계속된 데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연설의 압권은 다시 한번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보채기 한 것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조국 국면을 공수처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문 대통령의 조급증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숙의와 협의를 통해 최선을 찾아가는 게 국회”라고 지적했다.
또 나 원내대표는 “대통령 직속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는 수사 기관이 생기는 것을 정파와 진영을 초월해 결코 허락할 수 없다”면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2004년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당시 ‘대통령이 사정 집행기관을 직접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는데 그때 공수처는 틀렸고 지금은 맞느냐”라고 날을 세웠다.
나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이 정권과 여당이 공수처에 이토록 목매는 이유가 검찰 개혁과 무관하고, 속셈은 따로 있다”며 “공수처를 하려는 속셈은 첫 번째 문재인 정권 면죄부용으로서 검찰로부터 조국 수사를 뺏어서 유야무야 뭉개버릴 수 있다”고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공수처가 설치되고 나면 앞으로 나올 문재인 정권 게이트는 어디서도 진실을 밝힐 수 없기 때문에 문재인 정권 게이트를 암장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공수처 수사대상 범죄는 정치보복용 단골 죄목인 직권남용과 직무유기가 있다”며 “검찰 수사와 기소도 직권남용, 판사의 판결도 직권남용으로 꼼짝 못 하고 이 밖에도 위헌 요소가 많아 절대로 한발도 물러설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어제 문희상 국회의장이 속내를 비친대로 만약에 공수처법 날치기를 시도한다면 과연 20대 국회가 계속 존속해야 할지 의문이 든다”며 “이제 중대한 결단의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 관련 개악 시도에 대해 단호히 투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