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에 국방비를 50조원 넘게 책정했다고 언급하며 ‘강한 안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우리의 운명을 남에게 맡기지 말고 우리 스스로 결정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강한 안보”라며 “지금 우리의 안보 중점은 대북 억지력이지만 언젠가 통일이 된다 해도 열강 속에서 당당한 주권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강한 안보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은 북한이 갖춘 핵무기에 대응하는 전력을 구축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주변국들에 밀리지 않는 국방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그 일환으로 국방비를 50조원 이상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내년도 우리 국방예산은 2019년도 대비 7.4% 증가한 50조1,572억원으로 국방예산이 50조원선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차세대 국산 잠수함·정찰위성 등 핵심 방어체계를 보강하는 한편 병사 월급을 병장 기준 41만원에서 54만원으로 33% 인상해 국방 의무를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평화’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항구적 평화로 가기 위한 마지막 고비’를 마주하고 있다며 ‘대화’를 강조했다. ‘마지막 고비’가 “우리가 함께 넘어야 할 비핵화의 벽”이라고 설명한 문 대통령은 “대화만이 그 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노딜’에 이어 최근 북미 실무협상도 결렬되면서 비핵화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졌지만 꾸준한 대화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켜야 한다는 의지가 담긴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상대가 있는 일이고 국제사회와 함께 가야 하기 때문에 우리 맘대로 속도를 낼 수 없지만 핵과 미사일 위협이 전쟁의 불안으로 증폭되던 불과 2년 전과 비교해보면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명백하다”며 “우리는 역사 발전을 믿으면서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대화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