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제약·유통업체 4곳은 21일(현지시간) 오피오이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오하이오주 쿠야호가 카운티와 서밋 카운티에 2억6,000만달러(약 3,000억원)를 지급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3대 유통업체인 매케슨·카디널헬스·아메리소스버진은 2억1,500만달러, 제약업체 테바제약은 4,500만달러 상당의 현금과 치료제를 각각 부담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공식 재판 당일인 21일 새벽1시께 전격 이뤄졌다. 오하이오주 연방법원은 이날부터 심리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다섯 번째 피고에 해당하는 세계 최대 약국체인 월그린스부츠 얼라이언스는 이번 합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오하이오 소송은 미국 지방정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제기한 오피오이드 소송 중 가장 먼저 배심원단의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주목됐다. 앞서 오클라호마주에서 진행된 소송에서는 재판부가 제약업체 존슨앤드존슨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지만 존슨앤드존슨은 항소 방침을 밝혔다. WSJ는 이번 합의에 대해 “광범위한 오피오이드 소송이 어떻게 해결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벤치마크”라고 평가했다.
오하이오주와 합의에 성공한 제약·유통업체 4곳은 이르면 22일부터 오피오이드 소송을 제기한 각 지방정부들과의 협상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방정부들로 구성된 ‘카운티이그제큐티브아메리카(CEA)’는 향후 10년간 현금 220억달러, 오피오이드 치료에 260억달러 기부 등 최대 480억달러(약 56조원)에 모든 오피오이드 소송을 종결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협상을 중단한 바 있다.
미국에서는 오피오이드 오남용으로 지난 1999년 이후 최소 4,00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되며, 중독 위험을 알리지 않은 제약업계는 무더기 소송에 직면한 상태다. 이에 각 주정부와 카운티 등이 제기한 소송 건수만도 2,300건을 웃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