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기준이 달라졌습니다. 반드시 정장을 입은 대기업 임원이 아니라 청바지, 티셔츠 차림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이뤄낸 성공. ‘이런 고객들께 드릴 특별한 가치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더 뉴 그랜저’의 디자인은 출발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풀체인지’급으로 바뀐 ‘더 뉴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을 내놨다. 더 커진 차체와 미래지향적인 전면부 디자인에서 ‘달라진 성공의 기준’에 대한 현대차의 고민이 묻어났다.
현대차는 24일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 내 디자인센터에서 ‘더 뉴 그랜저’ 실물을 언론에 공개했다. 큼지막한 일체형 그릴과 헤드램프는 시원스럽고 미래적인 모습을 물씬 풍겼다. 차체도 커져 더 뉴 그랜저의 존재감이 도드라졌다.
크게 바뀐 부분은 전면부다. 그릴 안에는 엄지손가락 크기의 검은색 마름모 수십개가 박혔다. 헤드램프 부근에는 주간주행등(DRL)이 배치돼 있다. 디자인 중 일부로 보이지만 헤드램프를 감싼 형태의 5개의 LED 등이다. 이른바 ‘히든 라이팅 램프’로 현대차는 밤하늘의 별을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신형 쏘나타에서는 선 형태로 표현됐다.
이 같은 전면 디자인에 대해 현대차는 새 디자인 방향성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감성적인 스포티함이다. 양산차 중에서는 신형 쏘나타에 최초 적용됐고 더 뉴 그랜저가 두 번째다. 이 때문에 더 뉴 그랜저는 더 젊어졌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은 “대기업 입사보다 SNS 맛집으로 소문 난 작은 빵집 파티쉐가 더 특별한 성취가 되는 세상이 됐다”며 “이런 각 분야의 전문가들, 사회의 고정관념을 뛰어 넘은 여성 리더들의 성공에 대한 보상으로 더 뉴 그랜저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성공한 40대 뿐만 아니라 2030, 여성이라도 자기 분야에서 성취를 이룬 이들을 위해 ‘더 뉴 그랜저’를 디자인했다는 의미다.
크기도 커졌다. 전장은 4,990㎜로 전작 대비 60㎜ 늘어났고 휠베이스는 40㎜ 길어졌다. 동급 모델 중에서 실내 공간이 가장 넓다. 옆면 디자인은 스포티한 인상이 강화됐다. 후면부는 기존 디자인을 발전적으로 이어받았다. 리어램프는 더욱 얇고 길어졌다. 반면 넓어져 낮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도록 디자인됐다.
내부도 확 바뀌었다. 수평적 디자인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에어벤트는 길고 얇아졌고 크러시패드 아래쪽 실버가니쉬는 64색 앰비언트 무드를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한층 강화했다. 아울러 동급 최고 수준의 12.3인치 클러스터와 12.3인치 내비게이션은 심리스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시인성이 높다. 또 인체공학적인 전자식 변속버튼(SBW)과 고급 가죽 소재가 적용된 센터콘솔은 편안하고 직관적인 UX(사용자 환경)를 구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성공의 대명사’인 그랜저가 혁신적인 진보를 바탕으로 ‘더 뉴 그랜저’로 재탄생한다”라며 “준대형을 넘어 전체 세단 시장을 이끌고 세단 시장의 성장과 트렌드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더 뉴 그랜저가 미국 시장에 출시될 일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에도 선보이고 싶은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우선 내수 시장을 공략할 생각으로 더 뉴 그랜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