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내수 시장의 침체도 차석용 부회장이 이끄는 LG생활건강을 가로막지 못했다. LG생건에서의 14년 재임 기간과 더불어 계속되어온 14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은 그야말로 한국 뷰티 역사에서 새로운 기록을 만들었다.
중국 시장에서 LG생활건강의 럭셔리 브랜드인 후와 숨, 오휘 등의 매출이 급증한 것이 원동력이 됐다. 미래는 더욱 밝아 보인다. LG생활건강이 지난 8월 인수를 완료한 미국의 방문판매 전문회사 뉴에이본(New Avon)의 실적과 LG생활건강과의 시너지 4·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다만 뉴에이본이 지난 2·4분기 매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겪고 있어 인수합병(M&A)의 성공신화를 써내려 가는 차석용 부회장의 ‘매직’이 이번에도 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역대 최대 실적 14년 연속 성장=LG 생활건강은 올해 3·4분기 매출이 1조9,64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1% 성장했다고 24일 밝혔다. 영업이익도 3,118억원으로 12.4% 증가했다. 3분기 연속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셈이다. 올해(3분기) 누적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한 5조 6,721억원, 영업이익도 12.9% 증가한 9.354억원을 달성했다. 이로써 분기 매출·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다.
사업 부문 별로 보면 화장품이 매출 증대를 견인했다. 화장품 사업 3·4분기 매출은 1조 1,1608억, 영업이익은 2,1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6%와 15.1% 상승했다. 치약과 샴푸 등 생활용품 역시 매출도 4,011억원으로 3.0%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451억원(5.7%)에 달했다. 조지아 크래프트 등을 새롭게 선보인 음료 사업 역시 매출 4,029억원, 영업이익은 54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4%, 7.9% 증가했다.
◇럭셔리 브랜드 통했다=LG생활건강의 고공행진에 가장 큰 원동력은 럭셔리 브랜드다. 럭셔리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트렌드에 적중해 ‘후’ ‘숨’ ‘오휘’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 사드 사태로 중국과의 경색이 심했던 시절에도 고공행진한 후는 상하이에서 ‘후 궁중연향’을 개최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 럭셔리 이미지를 더욱 강화했다. 럭셔리 브랜드의 대장격인 후가 고가 화장품 시장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자 숨과 오휘의 초고가 라인도 70% 이상 성장을 하며 LG생활건강의 성장을 이끌었다. ‘숨’과‘오휘’의 초고가라인 ‘숨마’와 ‘더 퍼스트’는 3·4분기 각각 83%, 74%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후’의 성장이 단단하기 때문에 세컨드 브랜드 투자에 대한 부담이 적다”고 평가했다.
◇주춤하던 뉴에이본 인수, 차석용 매직 이어가나=지난 8월 LG생활건강이 인수한 미국 직판기업 뉴에이본은 지난 2·4분기 매출이 7% 감소했다. 이에 LG생활건강의 고공행진에 뉴에이본이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왔다. 이날 공개된 LG생활건강 실적에는 뉴에이본의 9월 한 달 간 실적이 반영됐다. LG생활건강 측은 “뉴에이본이 중국 일변도의 해외 시장을 넓히는 효과가 있다”며 “미주 시장 진출을 뒷받침할 디딤돌이 마련된 것”이라고 밝혔다.